‘쉬었음’ 청년, 평균 무직 기간 22개월… “적합한 일자리 부족 때문”

2025-03-11     이민지 기자
한국고용정보원이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국내 '쉬었음' 청년의 39.1%가 적합한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일명 ‘쉬었음’ 청년의 10명 중 4명이 ‘적합한 일자리 부족’ 때문에 무직 상태인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오전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2025년도 청년고용 포럼 1차 회의를 개최하고,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이상 3년 미만 미취업 청년 3,189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실업급여를 받거나 직업훈련을 수료한 이력이 있는 청년이다.

실태조사 결과 미취업 청년의 ‘쉬었음’ 기간은 평균 22.7개월로 나타났다. 4년 이상 쉬었다고 답한 청년도 약 11%에 달했다.

쉬게 된 이유로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이 39.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교육‧자기계발 35% △번아웃 27.7% △심리적‧정신적 문제 2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쉬었음' 청년들이 쉬었음을 택한 사유로 '적합한 일자리 부족'을 가장 많이 택했다. 쉬고 있는 상태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청년은 7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고용노동부

‘쉬었음’ 청년의 과반수인 77.2%는 현재 상태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71.1%) △자신감 하락(62.5%) △미래대비 미흡(53.9%) 등의 답변도 나왔다.

실태조사에서는 ‘쉬었음’을 지속시키는 요인도 제시됐다. 1년 이상 일을 쉬었던 청년 중 현재 취업자와 미취업자를 비교해 본 결과,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불안정할수록 △일경험이 없을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쉬었음’으로 머무는 비중이 높았다.

‘쉬었음’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 41.3%가 현재 취업에 성공한 반면, 1년 이상인 청년은 10.9%만이 취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지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생활비 지원(50.6%)보다 직업훈련‧교육(59.3%)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671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5,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올해 1월 ‘쉬었음’ 인구는 26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7,000명 증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의 ‘쉬었음’ 인구가 전년 동월 대비 10.3% 증가해, 70대(18.6%) 다음으로 증가폭이 높았다. 이어 △50대 8.2% △30대 7.4% △60대 3.6% 순으로 전년 대비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청년들이 좁은 취업문 앞에서 좌절하거나 취업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었다고 방황하는 상황이 쉬었음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는 올해 졸업 후 4개월 이내 조기 개입하고, 전국 100여개 고용센터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