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위협하는 ‘해양쓰레기’, 20년간 급증했다

KIOST, 해양동물 쓰레기 얽힘 피해 20년 데이터 분석 총 428건 발생… 매해 증가 추세보여

2025-03-12     박설민 기자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해양동물의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관련 20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양쓰레기가 한국 연안 육지부와 해저부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20년 간 바다 생물 데이터를 분석,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임을 확인했다. 한국 인근 해안의 쓰레기 피해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해양동물의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관련 20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양쓰레기가 한국 연안 육지부와 해저부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0년 동안 바다에 버려진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를 분석했다. 피해종은 바닷새류, 바다거북류, 어류, 해양포유류 등 해양동물 77종이었다. 주요 쓰레기 유형은 낚싯줄과 바늘, 폐어구 등으로 피해 사례는 총 428건이었다.

최종 데이터 분석 결과,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쓰레기의 유형과 재질을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그 다음 생물 분류군, 서식지, 섭식 전략에 따른 피해의 양상을 분석했다. 분석된 데이터는 장기적 추세 파악 및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등재 멸종위기종과 국내 해양보호생물에 대한 위험성 평가에 사용됐다.

최종 데이터 분석 결과,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해안가나 얕은 수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괭이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는 낚싯줄과 바늘에 피해를 많이 입었다. 바다거북과 돌고래와 같이 수중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종은 폐어구에 얽힘 피해를 많이 받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바다거북의 뱃속에서 꺼낸 플라스틱 쓰레기들. 첫번째 사진은 푸른바다거북의 뱃속에서, 두번째 사진은 붉은바다거북의 뱃속에서 꺼낸 것들이다./ 박설민 기자 

특히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 ‘세가락갈매기(Rissa tridactyla)’ 등 피해를 입은 해양생물의 13%(10종, 44건)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우려종으로 등재되어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노희진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박사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홍선욱 대표는 “이번 연구는 해양쓰레기가 생물다양성과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위협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그간 수집해 온 자료를 제공해준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와 시민단체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해양쓰레기 문제는 전 지구적인 환경 이슈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특히 이번 연구결과가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정책 결정과 대국민 인식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마린 폴루션 불렛인(Marine Pollution Bulletin)’에 2월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