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총] AI 사업 강조… 김영섭 대표 “MS와 비용 합리적 협력 기대”
시사위크|서초=조윤찬 기자 KT가 기존과 달리 주주총회에서 사업전략을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KT는 AI 사업전략을 설명하며 관련 사업에서 올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KT는 저비용 AI 서비스 개발이 주목받는 상황에서도 투자는 줄이지 않을 방침이다.
◇ 2분기 한국적 AI모델·SPC 나와… B2C도 AI 에이전트 준비
31일 KT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AI 사업계획을 밝혔다.
최근 SKT와 LG유플러스도 주총에서 AI 사업계획을 공유했다. KT는 기존에는 주총에서 안건 상정만 준비하고 주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는 시간을 두고, 경영진들이 주주와 소통했다. 이에 주총은 오전 9시에 시작해 2시간 동안 진행되고 폐회했다.
박효일 KT 전략실장(전무)은 △AICT 역량 강화 △B2B(기업대상) AX 사업 혁신 성장 △AI를 통한 B2C(소비자대상) 사업 혁신 △주주가치 제고 등의 2025년 중점 추진 전략을 설명했다.
AICT 역량 강화에선 내부의 AX역량 강화가 강조됐다. 박 전무는 “AX전문 교육을 강화하고, 역량 기반 성과 보상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B2B로는 올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 사업이 이뤄진다. 2분기 내 한국적 AI 모델과 KT SPC(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박 전무는 “한국적 AI 모델은 한국 언어와 문화 맥락을 이해하는 모델이다. SPC는 고객사의 데이터 주권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서비스”라고 전했다.
B2C에선 상품·요금·유통 혁신 방안으로 △소상공인 디지털 플랫폼 구축 △모바일·IPTV AI에이전트 출시 △AI 기반 요금·상품 개발 △대면 및 비대면 유통·판매 차별화 등이 제시됐다. 미디어·콘텐츠는 △다수 플랫폼 운영 효율화 △콘텐츠 기획·제작 혁신 △콘텐츠 수급·판로 다각화가 이뤄질 계획이다.
박 전무는 주주가치 제고 방향의 가장 큰 축은 매출 성장과 구조적 이익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오는 8월까지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방침이다.
KT는 오는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 AI/IT 사업 매출을 2023년(9,881억원) 대비 3배 성장, 핵심 역량(통신·AI)과 거리가 먼 사업 정리 등으로 중장기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 2029년까지 국내 AX 시장 점유율 최대 20% 목표
KT에 따르면 한국의 AX 시장 규모는 올해 6조3,000억원에서 2029년 17조2,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올해 국내 AX 사업 점유율을 5~10% 확보하고, 2029년에는15~20%까지 점유율을 늘려갈 계획이다.
AX 사업에 대해 정우진 KT 전략 사업컨설팅 부문장(전무)은 “AI GPU 인프라부터 AI 모델 그리고 AI 에이전트 같은 다양한 솔루션을 결합해 고객이 IT 환경을 AI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 고객의 산업을 AI로 트랜스포메이션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 전무는 ‘AX Total Service Provider’ 전략을 발표하며 AX 사업은 국내 성공 사례를 만들고, 해외로 확산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고 전했다. 정 전무는 “한국적 AI모델과 KT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등으로 산업 특화 고객 맞춤 서비스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MS와의 협력으로 KT 사내 AX 딜리버리 센터가 100여명 규모로 출범했다. 향후 300명으로 인력이 충원될 예정이다. 최근 KT와 MS는 전국적으로 ‘AI 리터러시’ 수준을 높이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오는 3분기에는 ‘AX 교육 센터’도 설립된다.
최근 저비용 AI 딥시크 출현으로 인해 저비용 AI 개발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KT와 MS는 5년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형 AI·클라우드 사업에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투자인 만큼 주총에선 향후 KT가 AI 투자비를 축소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김영섭 KT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자가 돌발적으로 발생해 5년 내에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비용 합리적으로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대표는 “다만 투자 계획을 수정하는 게 아니라 운용의 묘를 살려서, 다른 분야에 더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계약을 수정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KT는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분기배당 절차 개선) △곽우영·김성철·이승훈·김용헌 사외이사 재선임 △이사 보수한도 58억원(전년과 동일) 등의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