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차처럼 게임 슈퍼계정 ID를 연두색으로?

2025-04-17     조윤찬 기자
최근 게임이용자협회가 정치권에 게임 내 프로모션 계정과 슈퍼계정을 알아볼 수 있게 표시하도록 법 개정을 요구하는 공약 제안서를 전달했다. 사진은 지난해 지스타 넥슨 전시관에서 이용자들이 ‘프로젝트 오버킬’을 플레이하는 모습.  / 조윤찬 기자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한국게임이용자협회가 대선을 앞두고 게임 내 슈퍼계정의 활동을 투명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슈퍼계정 문제를 신고받아 지난해부터 엔씨소프트를 조사하는 중이다. 게임사가 운영하는 슈퍼계정을 일반 게임 이용자들과 구분해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 이용자협회 “슈퍼·프로모션 계정, 공정 경쟁 저해… 표시 필요”

최근 게임이용자협회가 정치권에 게임 내 프로모션 계정과 슈퍼계정을 알아볼 수 있게 표시하도록 법 개정을 요구하는 공약 제안서를 전달했다.

프로모션 계정은 인플루언서(유튜버)가 게임사로부터 프로모션 비용을 받고 게임 계정에 투자해 강해진 경우다. 슈퍼계정은 운영자 GM계정 권한으로 좋은 아이템을 착용해 뛰어난 능력치가 특징이다.

게임이용자협회는 프로모션 계정과 슈퍼계정이 일반 이용자로 가장하고 이용자 간 경쟁에 개입해 공정한 경쟁을 막고, 경쟁 욕구를 자극해 소비를 유도한다고 봤다. 이에 협회는 제안서에서 캐릭터 위에 표시되는 ID 색(컬러)을 이용자와 다르게 하거나 아이콘 표시 등으로 알 수 있도록 강제하자고 강조했다.

지난해는 ‘리니지M’과 ‘리니지2M’ 이용자 1,000여명이 슈퍼계정 문제로 집단민원을 제기해 공정위가 엔씨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엔씨 사건에 대해 이철우 변호사(게임이용자협회장)는 “슈퍼 계정 운영이 법적인 배상책임이 있는지나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등 법리적 검토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에는 네오플 직원이 ‘던전앤파이터’에서 슈퍼계정을 만들고 상위 아이템을 제작해 외부에 유출했다. 당시 넥슨은 이러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밝히며 사과한 바 있다.

‘던파’ 슈퍼계정 논란이 나왔을 때도 운영자 계정을 일반 이용자와 구분할 수 없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일반 이용자와 ID 색상을 구분하는 방안은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사례에 착안했다. 투명한 게임 서비스로 이용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슈퍼계정과 프로모션 계정의 소비 유도 문제를 지적했지만, 이용자 간 플레이 개입 제한은 요구하지 않았다. 이철우 변호사는 “특히 프로모션 계정의 경우, 회사로부터 프로모션을 받았으니까 경쟁에서 빠지라고는 할 수 없다”며 “영업의 자유도 있고, 법의 균형성 때문에 일단 표시를 하도록 요구했다”고 답했다.

법 개정은 ‘게임산업법’ 33조(표시의무)에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철우 변호사는 “법 개정이 어려우면 표준 약관 개정이나 가이드라인 배포 등의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엔씨는 슈퍼계정 사실관계에 대해 의견을 내지 않는 상태다. 슈퍼계정 논란에 대해 엔씨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