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용상’ 앉은 김건희… “국가 모독”

2025-10-23     전두성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2023년 경복궁을 비공개로 방문했을 당시 국보인 근정전에 들어가 왕의 의자인 ‘어좌(용상)’에 앉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양문석 민주당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김씨의 경복궁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2023년 경복궁을 비공개로 방문했을 당시 국보인 근정전에 들어가 왕의 의자인 ‘어좌(용상)’에 앉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국가 모독’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날(22일)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김씨가 어좌에 왜 앉았는지 질의했다. 정 사장은 김씨가 경복궁을 방문했을 당시 동행했던 인물이다.

양 의원은 ‘근정전 어좌에 김건희가 앉았다. 왜 앉았나. 누가 앉으라고 그랬나’라고 물었다. 이에 정 사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양 의원은 ‘김씨가 어좌에 왜 앉았는지’와 ‘누가 앉으라고 했는지’ 등을 물었지만, 정 사장은 ‘잘 모르겠다’는 답만 반복했다.

급기야 김교흥 문체위원장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답변을 요구했다. 양 의원도 ‘김건희가 스스로 가서 앉은 건가. 얼마나 앉아 있었나. 1분 2분, 3분, 4분, 5분?’이라고 따져 물었다. 김 위원장은 ‘중요한 역사적 상황을 기억 못 하나. 국감장이 우습게 보이나’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추궁에 정 사장은 “(김씨) 본인이 가서 앉으셨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얼마나 앉았나’라는 질문에 “계속 이동 중이었기 때문에 앉아 계셨다면 1~2분 정도”라고 설명했다. 당시 김씨의 경복궁 방문에는 정 사장과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정 사장의 답변이 나오자, 민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계원 의원은 “근정전 용상이 개인 소파인가. 김건희 장식품인가”라며 “일제시대 때 일본의 총독이 용상에 앉았다가 ‘국가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해서 당시 조선 전 국민이 분노한 사실이 있다. 지금 김건희가 국가를 모독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용만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휴궁일에 슬리퍼 질질 끌고 들어가 국보에 앉은 김건희나, ‘올라가지 마시오’라는 안내를 무시하는 국가교육위원장이나, 상식은 없고 특권의식만 있는 윤석열의 사람들 이제 지겹다”며 “왕놀이 끝났으니, 조사나 받으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23일 KBS 라디오에 나와 “철이 없는 건가, 생각이 없는 건가, 답답했다”며 “국가문화유산 문화재고 조선시대 왕들이 앉았던 자리를 앉는다는 것은 청소년들도 안 할 텐데, (당시) 현직 대통령의 부인이 거기 가서 앉으면 무슨 소리가 나올지를 예상이 안 됐을까”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