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수레 외교’ 띄운 국힘… 성과보다 공방

2025-11-03     김두완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인천·경기·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한·중 정상회담을 놓고 국민의힘이 정부의 외교 성과를 문제 삼으며 공세에 나섰다. 회담 직후 대통령실이 “실용 외교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하자, 국민의힘은 “성과 없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 외교”라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지역 민생·예산정책협의회’에서 “1일 있었던 한·중 정상회담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한한령(限韓令)으로 인한 한국 콘텐츠 유통 문제, 무비자 입국 뒤 불법체류 문제 등 대중(對中) 현안이 하나도 해결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 문제와 한한령 해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했지만 원론적 입장만 오갔다”며 “북핵 문제 역시 중국 특유의 수려한 말만 있었을 뿐 실질적 비핵화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실언’이 이번 회담의 협의 수준을 낮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연료 승인을 요청하면서 ‘중국의 잠수함 탐지’를 언급해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했다”며 “그 결과 한·중 회담의 실질 협의 수준이 대폭 축소됐다는 전문가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내세운 ‘브릿지 외교’는 매년 30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 부담만 남겼다”며 “알맹이 없는 한·중 정상회담으로 결국 브릿지 외교는 실패로 귀결됐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한·중 회담 직후(1일) “이번 회담은 상호 이해 증진과 실용 협력의 기반을 다진 자리였다”며 “북핵 문제 등 안보 사안에서도 대화를 복원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실질적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관리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을 두고 “단기간에 구체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양국 간 대화 채널을 복원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중·러의 연대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정상급 소통을 재개했다는 점이 향후 외교적 안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회담 직후 ‘빈 수레 외교’라는 강경한 프레임을 내세운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외교 의제보다는 정쟁 프레임을 통한 ‘외교 실패’ 이미지 부각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국힘의 비판은 정당한 문제 제기라기보다 외교 성과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정치권의 공세 속에 외교의 실질적 성과나 한계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