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영남 사망에 박지원 ‘조문 특사’ 자처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영남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문 특사’를 자처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상임위원장은 저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며 조문을 계기로 북한을 방문해 ‘대화’를 요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 의원은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전 상임위원장과) 한 열 차례 만났고 특히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상임위원장이었기 때문에 북한의 헌법상 보면 일종의 수반”이라며 “또 그분이 경북고등학교 출신”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여건이 허락한다면 제가 김 위원장 조문 사절로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 북한에서 김기남 비서 등 조문 사절단이 오셨다”며 “김정일 위원장 조문 사절로 이희호 여사께서 다녀오셨다”고 했다. 이어 “북한도 받아들이고 우리 정부에서도 박지원을 특사로 보내고 받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도 “어제 정동영 장관에게도 국회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국정감사 하면서 이종석 국정원장에게 물었다”며 “이 원장도 ‘정부보다는 그러한 인연이 있는 박 의원께서 가시는 것이 최적임자인데’ 아쉬움을 표하시더라”고 했다.
이어 “(남북 간 핫라인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아무런 소통이 없는 불통 상태”라며 “그것이 오늘의 남북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평양에 방문하게 된다면 ‘남북 대화’를 요청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도 빨리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손익 개념으로 접근하려고 그랬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 김 전 상임위원장이 9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외교관 출신인 김 전 상임위원장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 외교의 중책을 맡아왔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조의문을 통해 “김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부고를 접하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