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의 제재는 실패한 각본”… 북미 다시 얼어붙나

2025-11-06     김두완 기자
북한은 미국이 최근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 준비와 불법 무기 거래 의혹을 이유로 독자 제재를 추가로 단행한 것에 대해 “실패한 각본”이라 규정하고 “미국의 악의적 본성이 또다시 여실히 드러났다”고 반발했다. 사진은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북한은 6일 김은철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의 담화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대북제재를 “실패한 각본”이라 규정하고 “미국의 악의적 본성이 또다시 여실히 드러났다고”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KCNA)에 따르면 김은철 부상은 이날 담화에서 “새 미행정부(트럼프 행정부 2기) 출현 이후 다섯 번째로 발동된 대조선 단독제재는 미국이 우리 국가를 끝까지 적대시하겠다는 입장을 명백히 보여준 것”이라며 “압박과 회유, 위협과 공갈로는 우리를 굴복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는 우리의 대미 사고와 관점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현 미행정부의 제재 집념은 치유 불능의 정책 실패를 상징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제아무리 제재 무기고를 총동원해도 조미(북미) 간 전략적 형세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변경시킬 가능성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 부상은 또 “현 미행정부가 우리를 끝까지 적대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상, 우리 역시 인내력을 가지고 상응하게 상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북한이 새 미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식 담화를 통해 대미 강경노선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은 최근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 준비와 불법 무기 거래 의혹을 이유로 독자 제재를 추가로 단행했다. 이번 조치는 북한의 무기개발과 위성 발사, 사이버 해킹 및 가상화폐 자금세탁 등과 연계된 인물과 기관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재는 북한의 군사·우주 개발 활동을 견제하는 동시에, 북한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북한이 곧바로 강경 담화를 내며 반발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대북 접근이 초기부터 벽에 부딪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외교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외교 재개’를 모색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그 구상에 ‘빨간불’을 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복원되지 못한 북·미 간 신뢰가 다시 흔들리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정치적 여지를 스스로 좁혔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