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엔터프라이즈, 실적 부진에 주가도 ‘뚝’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화승엔터프라이즈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선 내년에야 서서히 실적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 3분기 어닝쇼크… 주가 부진 탈출 안갯속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전 거래일 대비 5.05% 하락한 4,8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지난 2월 15일 장중 고점(1만2,000원) 대비 59% 하락한 수준이다. 주요 고객사의 발주 축소와 회사의 실적 부진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 침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글로벌 스포츠웨어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아이다스 등을 주로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신발 및 모자 제품 등을 생산한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순이익이 3년 만에 흑자전환하면서 실적회복 기조를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다시 실적은 고꾸라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5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9% 급감한 1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48억원으로 전년 동기(133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순손실 규모는 14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7%가량 줄었다.
3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보다 더 부진했다. 주요 고객사인 아디다스의 보수적인 재고 정책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리포트를 통해 “화승엔터프라이즈가 3분기 어닝쇼크 실적을 발표했다”면서 “고단가 제품 중심으로 수주가 늘었지만 생산 품종이 다양해지면서 불량률이 초기 상승하고,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디다스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수주량도 큰 폭으로 감소 중”이라며 “어패럴·모자 제조 부문 매출도 마이너스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연간 매출은 생산량(Q)의 매출 기여가 70%, 수주단가(P)의 매출 기여는 30%로 추정된다”며 “실적 부진에도 연간 단위 수주단가는 0.5~1달러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디다스에 대해서 “과거 베이스 부담이 높았던 이지(Yeezy) 라인 매출이 빠져나가면서 전사 실적 성장률이 올해 내내 시장 성장률 평균치를 웃돌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내년부터는 서서히 실적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작년 Yeezy 매출 제외 시 풋웨어, 어패럴은 3분기 각각 11%, 16% 성장했다”며 “2026년부터 아디다스 이지 매출에 대한 베이스 부담이 하락하고 스테디셀러 오리지널스 라인과 러닝 관련 라인 위주 매출 회복 기대된다. 이에 화승엔터프라이즈도 내년부터 수주량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가는 실적 개선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도 보수적인 실적 전망이 제시된 가운데 과연 화승엔터프라이즈가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