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실력파 제작진 뭉친 ‘한란’, 1948년 제주를 담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한란’(감독 하명미)이 충무로 실력파 제작진의 대거 참여로 완성도를 높여 기대를 모은다.
‘한란’은 1948년 제주를 배경으로 살아남기 위해 산과 바다를 건넌 모녀의 강인한 생존 여정을 담은 영화다. 첫 장편 데뷔작 ‘그녀의 취미생활’로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관왕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하명미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고, 배우 김향기가 출연해 섬세한 서사와 잊지 말아야 할 1948년 제주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묵직하게 펼쳐낸다.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도 ‘한란’을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다. 먼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과 영화 ‘해빙’을 촬영한 엄혜정 촬영감독이 참여했다. 하명미 감독과 함께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제주 자연 속에서 참혹한 역사적 비극이 발생한 아이러니를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거듭했고, 이를 위해 빈티지한 질감의 촬영을 택해 1948년 당시의 분위기를 온전히 담아냈다. 이는 관객을 1948년 제주로 초대하듯 이야기 속으로 더 깊이 몰입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한다.
조명은 ‘소방관’ ‘영웅’ ‘7년의 밤’ 등 굵직한 상업영화를 담당해온 신태섭 조명감독이 참여해 완성도를 더했다. 신태섭 감독은 엄혜정 촬영감독과 협업해 천연 자연동굴 촬영 시 완전히 암흑에 가까운 공간을 영화적인 미장센 안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집중했다. 여러 차례 테스트 촬영을 거쳐 조명 콘셉트를 구체화했고 그 결과 어둠 속 공간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극적 분위기를 극대화한 장면을 완성했다.
미술은 ‘고양이를 부탁해’ ‘소리꾼’ ‘웅남이’ 등 장르 불문 다양한 작품을 맡아온 김진철 미술감독과 ‘태양의 노래’ ‘리미트’ ‘소리꾼’ ‘사라진 시간’의 박재현 미술감독이 함께했다. ‘한란’ 미술의 핵심 과제는 ‘고증’이었고 한정된 예산 안에서 당시 시대의 사실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세밀한 검증 과정을 거듭하며 작업을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철저한 고증을 기반으로 한 시대 재현이 영화의 완성도를 견인했다.
음악 또한 영화의 거대한 역사적 서사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인 분야 중 하나다. 하명미 감독은 ‘한란’ 작업 당시 ‘자산어보’ OST를 반복해 들으며 참고했는데 이를 계기로 ‘자산어보’에 참여한 김지혜 음악감독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한란’의 음악 작업으로 이어졌다. 김지혜 음악감독은 ‘핸섬가이즈’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등의 음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BK STUDIO의 오케스트라 연주자,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해 ‘한란’ OST를 완성했고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냈다.
뿐만 아니라 편집에는 ‘방법: 재차의’ ‘경아의 딸’ ‘그녀의 취미생활’ 등 수많은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편집을 맡았던 이연정 감독이 함께했고 음향에는 ‘모가디슈’ ‘베테랑’ ‘장산범’ ‘그녀의 취미생활’의 사운드를 담당했던 문철우 감독이 합류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견고하게 했다. 오는 26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