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엇갈린 명암… 렉서스·토요타는 쌩쌩, 혼다는 주춤

1∼10월, 렉서스·토요타 판매량 12%·1% 성장… 혼다 25% 감소 콘야마 한국토요타 사장, 韓 시장 적극적 투자 행보 혼다, 신차 없고 라인업 빈약… 전국 전시장·서비스센터 수도 적어

2025-11-24     제갈민 기자
렉서스와 토요타 차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매량이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렉서스·토요타 안동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 한국토요타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 판매량이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본차의 판매량 증대는 렉서스와 토요타가 이끌고 있으며, 혼다는 판매량이 역성장을 기록해 명암이 엇갈린 모습이다.

일본차 브랜드들의 올해 1∼10월 기간 판매량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을 살펴보면 △렉서스 1만2,855대, 12.0%↑ △토요타 7,887대, 0.9%↑ △혼다 1,571대, 24.9%↓ 등으로 집계됐다.

렉서스는 10% 이상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며, 토요타도 적지만 판매량이 늘었다. 반면 혼다는 판매량이 약 25% 급락해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렉서스와 토요타가 판매량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 시장에 지속적인 투자 및 적극적인 신차 출시 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23년 콘야마 마나부 대표이사(사장) 부임 이후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라인업 확장을 비롯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행보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토요타코리아 동탄 시승 센터는 토요타 차량 구매를 고민하는 잠재 고객들이 여러 모델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올해 4월에는 경기도 시흥에 부품물류센터를 새롭게 오픈했다. 또한 5월에는 인천·부산창원·대구서구 3개 지역에 ‘토요타 서티파이드’ 공식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새롭게 개관했고, 7월에는 토요타코리아 ‘동탄 시승 센터’를 신규 오픈해 고객들이 토요타 차량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부품물류센터를 새롭게 구축한 점은 렉서스·토요타 신차 구매 고객들이 차량 수리를 필요로 할 때 보다 빠른 정비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파츠를 국내 물류센터에 구비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공식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함으로써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차량을 매각할 때 중고차 감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토요타 시승 센터는 잠재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직접 차량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신규 고객 유입을 더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비스센터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토요타·렉서스 인천 청라 서비스센터를 신규 오픈했으며, 지난 8월에는 렉서스·토요타 안동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새롭게 갖추고 영업을 개시했다.

신차 출시도 적극적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렉서스·토요타 브랜드가 출시한 신차는 각각 3종, 2종이다.

렉서스 플래그십 미니밴 LM 500h는 기업체 임원들의 법인차로 관심이 높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렉서스는 지난해 3분기에는 럭셔리 미니밴 LM 500h와 소형 SUV UX 300h 2종을 출시했고, 올해 1분기에는 플래그십 SUV LX 700h를 선보였다. LM과 LX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모델이고, UX 300h는 5세대 하이브리드(HEV) 시스템을 탑재한 UX의 신형 모델이다.

UX와 LM, LX 3개 모델 전부 아주 많은 양이 판매되지는 않지만 꾸준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올해 1∼10월 기간 UX는 832대, LM은 499대, LX는 335대가 팔렸다. 렉서스 브랜드에서 출시한 미니밴 모델 LM과 바디 온 프레임 대형 SUV LX는 틈새시장 공략에 주효했다. 

아울러 렉서스의 캐시카우 3종 ES·NX·RX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준대형 SUV RX는 10월말 기준 올해 누적 판매량이 1,985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판매량(1,780대)을 넘어섰다. RX는 준대형 SUV로 넉넉한 실내공간과 럭셔리한 내외부를 갖췄으면서 동시에 HEV 파워트레인을 품어 사이즈 대비 연료효율이 높아 경제성까지 갖춘 패밀리카로 손꼽힌다. 이러한 점이 많은 판매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렉서스 ES와 NX 모델 역시 동급 경쟁모델 대비 합리적인 프리미엄 패밀리카로 평가되면서 많은 판매를 기록 중이다. ES 모델은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 상품성과 초기품질, 가성비 만족도 등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토요타가 지난해 4분기에 출시한 9세대 완전변경 캠리 모델이 올해 토요타 브랜드 판매 1위에 등극했다. / 토요타코리아

토요타 브랜드는 지난해 연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9세대 캠리를 출시했고, 올해 9월에는 2026년형 프리우스 HEV AWD XLE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다. 9세대 신형 캠리는 지난달 말까지 1,909대가 판매되며 토요타 모델들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토요타 브랜드의 최신 디자인을 적용한 신차답게 중형 세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모습이다. 이와 함께 2023년 12월 국내에 출시된 5세대 프리우스 모델은 올해 트림을 확대하면서 보다 많은 소비자를 공략하고 나섰다.

또한 렉서스·토요타 모델이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 모델의 파워트레인이 ‘스트롱 HEV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렉서스·토요타의 HEV 시스템은 출력을 높이면서 동시에 연비까지 개선해 운전의 재미와 효율을 동시에 잡은 파워트레인으로 평가된다.

이외에 사회공헌 부문에서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수년째 산불이나 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수입차 업계에서 가장 먼저 성금을 조성해 기부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매년 ‘사랑의 김장나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겨울마다 지역 사회의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하고 있다.

혼다코리아가 부분변경을 거친 2026년형 뉴 CR-V HEV 모델을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 혼다코리아

반면 혼다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모델 라인업이 다소 빈약하다. 어코드는 HEV와 터보 2종, CR-V는 HEV 모델만을 판매 중이며, 준대형 SUV 파일럿, 미니밴 오딧세이는 가솔린 모델만 존재한다. 사실상 4개의 차종뿐인 셈이다. 파워트레인 개수로 구분하더라도 5종에 불과하다. 신차도 거의 없다시피 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혼다가 일본 시장에서 판매 중인 모델은 SUV가 △베젤 △CR-V △ZR-V △WR-V 등이 있으며, 해치백 및 세단은 △어코드 △시빅 등이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한국에 판매 중인 CR-V 및 파일럿 모델 외에 △HR-V △패스포트 △프롤로그 3종이 더 있다. 반면 한국 시장에는 이러한 모델들을 선보이지 않고 있다. 어코드와 CR-V 2개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파일럿과 오딧세이로 일부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친 ‘2026년형 뉴 CR-V HEV’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긴 했으나, 경쟁모델인 토요타 라브4 HEV보다 8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으로 책정돼 많은 물량이 판매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전국 전시장 수와 서비스센터도 제한적이다. 혼다의 전국 전시장은 분당시승센터(혼다 카페 더 고)를 포함해 총 10개다. 서비스센터는 전국에 13개 지점이 운영 중이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분포 지도를 살펴보면 제주도와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4곳에는 서비스센터나 전시장이 한 곳도 없다. 이 외에 경상도나 충청남도, 전라남도 지역도 광역시인 부산·대구·대전·광주 지역에만 전시장과 서비스센터가 있을 뿐 다른 거점 지역에는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았다.

사실상 지방 거주자들이 혼다 차량을 구매하면 엔진오일 교환 등 단순 소모품 교환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도 가장 가까운 광역시에 위치한 서비스센터를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불편이 적지 않다. 렉서스·토요타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려 천안아산·구미·안동·포항·울산·창원·순천·전주·원주·제주 등 각 도의 주요 거점 도시에 서비스센터를 구축하는 등 노력을 쏟는 모습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혼다가 네트워크를 확충하지 않는다면 고객과 접점이 제한되고, 신차 구매 고객들의 불편이 개선되지 않는 만큼 연간 판매량이 2,000대 안팎 수준만을 유지하는 데에 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렉서스·토요타·혼다 일본 자동차 3사 올해 1∼10월 국내 판매량
2025. 11. 24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렉서스·토요타·혼다 일본 자동차 3사 전국 전시장·서비스센터 규모 비교 및 신차 출시 자료 취합
2025. 11. 24 한국토요타자동차 및 혼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