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웹보드 게임 결제 한도’ 규제 완화… 성장 속도날까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게임업계 요구에 따라 웹보드 게임 결제 한도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게임업계는 게임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웹보드 게임은 성장세에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사행성 인식으로 결제에 제한을 두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후 웹보드 게임 시장이 대폭 축소됐다.
◇ 게임업계, 웹보드 게임 성장률 불만
25일 문체부에 따르면 웹보드 협의체를 통해 게임업계 의견을 반영한 결과, 결제 한도 상향 결정이 나왔다. 게임업계는 게임산업 규모가 계속 커져 왔는데 과거의 결제 한도 규제가 웹보드 게임 시장 성장을 막고 있다고 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전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업계는 게임산업 성장률과 웹보드 게임 성장률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결제 한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최근 문체부는 웹보드 게임 월 결제 한도를 기존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문체부는 오는 12월 30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갖고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게임시장 규모 성장률은 △2014년 2.6% △2015년 7.5% △2016년 1.6% △2017년 20.6% △2018년 8.7% △2019년 9% △2020년 21.3% △2021년 11.2% △2022년 5.8% △2023년 3.4%다.
전체 게임산업 규모가 성장하는 것과 달리 웹보드 게임 시장은 성장이 제한됐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2018년 발간한 ‘게임산업법 시행령상 웹보드게임 제공사업자 대상 규제 관련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웹보드 게임 시장규모가 2011년 6,370억원에서 2015년 1,546억원, 2016년 2,268억원으로 감소했다.
웹보드 게임 결제 한도 규제는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됐다. 당시 2013년에는 게임을 마약과 같은 중독 물질로 규정하는 4대중독법이 논의된 시기였다. 4대 중독법은 통과되지 않았지만 웹보드게임에 대한 사행성 인식이 커져 규제까지 이어졌다.
‘게임산업법 시행령’은 2년마다 웹보드 규제 타당성을 검토하고 개선 등의 조치를 하도록 했다. 2026년 1월 1일 일몰 기한이 도래하며 올해도 규제완화를 논의했다. 결제 한도는 처음 30만원으로 시작해 2016년 50만원, 2022년 70만원으로 완화된 바 있다.
올해 대선에서도 정치권은 웹보드 게임 규제 개선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지난 5월 당시 이준석 대선후보는 게임기자단의 웹보드 결제 규제 개선에 대한 질의에 “월 70만원으로 일률 제한하는 방식은 국내기업에만 족쇄가 되고, 해외 플랫폼과의 역차별 문제까지 초래한다”며 “결제는 이용자가 스스로 조절 가능한 시스템이 주가 되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K-컬처 시장 규모 300조원, 수출 50조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콘텐츠 산업 규모 확대는 게임산업이 핵심이다. 업계는 이번 웹보드게임 결제 한도 규제 완화가 정부의 콘텐츠산업 규모 확대 정책에 힘을 싣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N과 네오위즈는 웹보드 장르 게임으로 성과를 내는 대표 게임사다. 양사는 2022년 3분기 실적발표에서 웹보드 게임 규제 완화 효과가 반영돼 매출이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