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 쓰는 엔터주… 반등 언제쯤?

2025-11-25     이미정 기자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빅4 종목이 최근 주식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요 엔터테인먼트 종목이 주식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중국 내 한한령(한류제한령) 해제 기대가 사그라든 가운데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 엔터 빅4 종목… 이달 들어 약세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터 4사(하이브,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 Ent)의 종목은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하이브는 3.28% 내린 2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은 3.69% 하락한 9만6,500원에,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2.98% 하락한 5만8,700원에 마감했다. JYP엔터는 3.37% 내린 6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주요 엔터종목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승랠리를 이어왔지만 하반기 들어선 기세가 좋지 못한 실정이다. 코스피가 최근 몇 달간 가파른 상승 끝에, 이달 초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시장이 달아올랐지만 엔터주는 큰 수혜를 받지 못했다. 

엔터종목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경주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나오면서 잠시 반짝했으나 이내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한령 해제 기대가 수그러든 데다 핵심 엔터사를 중심으로 일부 기대치를 하회한 실적이 나온 것이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3분기 하이브와 JYP엔터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악화됐다. 하이브는 3분기 영억손실 42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북미 사업 구조 개편과 신규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투자 등으로 손익 구조가 일시적으로 악화된 영향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은 K-POP 산업이 구조적인 성장 구간에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 픽사베이

JYP엔터는 3분기 매출이 37%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5.7% 하락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분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지만 이익 규모는 시장의 기대치를 소폭 하회했다. 에스엠은 3분기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실적을 냈지만, 디어유, 드림메이커 등 일부 자회사들의 성장이 예상보다는 더디다는 평가도 나왔다. 

◇  3분기 실적 기대치 하회… 성장 기대감은 유효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19일 엔터산업 관련한 리포트를 통해 “수급 변화와 실적 기대감 소멸로 하반기에는 엔터 업종 전반에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섹터 수급이 일부 업종으로 집중되며 엔터 업종으로의 자금 유입이 약화된 가운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MD 매출과 신인 데뷔 관련 비용 확대 등으로 주요 엔터사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장 연구원은 “최근 주가 낙폭은 과도하다”면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구간이라 판단한다”고 봤다.

그는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은 과거 K-POP 피크아웃(Peak-out, 고점통과) 우려가 부각됐던 2024년과 유사하다”며 “2024년에는 중국 공구 감소, 팬덤 피로도 누적 등으로 앨범 판매 둔화 우려가 커졌으며, 당시 전통 3사(JYP·SM·YG)의 평균 밸류에이션은 15.8배(2024년 1~10월 평균)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4년과 달리 지금은 K-POP이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구간”이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류 기반 콘텐츠가 미국 주류 시장으로 확산되며 글로벌 소비 접점이 확대되고 있고, 캣츠아이와 같은 글로벌 IP의 등장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팬덤 확장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방탄소년단·블랙핑크·엑소 등 고연차 IP는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저연차 아티스트는 빠르게 팬덤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IP 포트폴리오의 저변을 넓히며 산업의 체급을 구조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과연 엔터주가 이러한 산업 성장의 기대를 기반으로 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