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2] 여전히 사랑스럽고 더 깊어진 ‘레전드 콤비’의 새 챕터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기다리고 기다리던 디즈니 레전드 콤비 ‘주디’와 ‘닉’이 9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업그레이드된 세계관과 개성 넘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 감정의 깊이를 더한 서사로 웃음과 감동을 모두 선사한다. 영화 ‘주토피아 2’(감독 바이론 하워드·재러드 부시)가 전편의 명성을 잇는 속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식 파트너가 된 ‘주디’와 ‘닉’은 완벽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나 성격과 수사 방식의 차이로 서로 갈등을 겪는다. 토끼 특유의 꼼꼼함과 집단 본능을 지닌 ‘주디’, 생존을 위해 독립과 여유를 무기로 삼아온 여우 ‘닉’은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믿었지만 사건을 쫓는 과정에서 분명한 ‘차이’와 마주한다. 설상가상 수사 과정에서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며 두 사람은 오히려 용의자로 지목되고 관계의 균열을 맞게 되는데…

‘주토피아 2’는 ‘주디’와 ‘닉’이 ‘주토피아 시티’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스터리한 파충류를 쫓기 위해 새로운 구역들에 잠입 수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2016년 개봉 국내에서만 47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전 세계 10억2,0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한 것은 물론,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거머쥐며 신드롬을 일으킨 디즈니 레전드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속편으로 기대를 모은다. 

‘주토피아’ 바이론 하워드 감독과 ‘엔칸토: 마법의 세계’를 비롯, ‘주토피아’ ‘모아나’ 각본에 참여한 재러드 부시가 연출을 맡고 ‘주디’ 역의 지니퍼 굿윈, ‘닉’ 역의 제이슨 베이트먼 등 기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도 다시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배우 키 호이 콴이 뉴페이스 ‘게리’ 역을 맡아 신선함을 더한다.

전작의 강점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한층 깊어진 메시지와 혁신적인 연출로 진화한 속편의 진가를 증명한다. 우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때 비로소 조화가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특유의 유쾌한 유머와 한층 확장된 스펙터클 속에 녹여내 영화적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는다. 위기 속에서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배워나가는 주디와 닉, 그럼에도 다시 팀이 돼 나아가는 여정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뱀 캐릭터 ‘게리’의 등장도 이러한 메시지에 힘을 보탠다. 뱀은 ‘주토피아’ 세계관에서 한 번도 등장한 적 없던 종으로 그의 갑작스러운 출현은 도시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다. 그런 ‘게리’를 쫓으며 예상치 못한 비밀을 발견하는 주디와 닉은 그를 통해 서로의 가치관과 관계를 되돌아보게 된다. 특히 모두가 ‘빌런’이라 단정했던 뱀 ‘게리’의 서사가 드러나면서 편견을 깨고 인물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과정은 영화의 주제 의식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다채로운 볼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포인트다. 습지 동물들의 거주지 ‘습지 마켓’부터 도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링슬리 가문’의 저택, ‘주토피아 100주년 기념 연회’가 열리는 툰드라 타운 등 새로운 공간들이 등장해 풍성한 볼거리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특히 물과 육지를 오가는 반수생 동물들의 거주지 ‘습지 마켓’은 각 동물의 특성과 디즈니의 상상력이 결합된 세계로 신선한 재미를 안긴다. 여기에 총 67종 178마리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사막 축제 장면에는 5만 마리가 넘는 군중이 한 화면에 담길 정도로 전작을 뛰어넘는 규모를 자랑한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주디와 닉 외에 확장된 세계관 속 새롭게 합류한 캐릭터들의 활약도 재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뱀 ‘게리’를 비롯해 쿼카 상담사 ‘퍼즈비 박사’, ‘습지 마켓’의 조력자이자 팟캐스터인 비버 ‘니블스’, 폼생폼사가 제일 중요한 말 ‘윈드댄서 시장’, ‘주토피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린슬리 가문’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개성 넘치는 매력으로 활기를 더한다. 1편에서 사랑받은 반가운 캐릭터들의 등장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OST도 귀를 즐겁게 한다. 마이클 지아치노 음악 감독이 전편에 이어 다시 참여해 ‘주디’와 ‘닉’의 모험에 활기를 더하고 극의 감정 리듬을 안정적으로 이끈다. 또 전편 ‘트라이 에브리띵(Try Everything)’으로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샤키라가 팝스타 ‘가젤’로 다시 등장해 신곡 ‘주(Zoo)’를 선보이며 특유의 에너지와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에드 시런이 작사·작곡을 맡아 완성도를 더했으며 영화 속 양 캐릭터 ‘에드 시어린’으로 특별 출연해 음악 외적인 재미까지 더한다.

재러드 부시 감독은 “‘주토피아 2’는 창의력과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경이로움을 자아내는 작품”이라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고 바이론 하워드 감독 역시 “‘주토피아’의 세계는 한 편의 영화에 그치는 것이 아닌 끝없이 확장 가능한 이야기의 토대”라고 전해 시리즈의 확장을 기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