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개막식이 열릴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시사위크>

[시사위크|평창=장민제 기자] “장애접수를 처리하는데 15분 만에 모두 조치됐다. 너무 빨라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에서 오해를 하니 조금 늦추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심지어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통신주관사 KT가 통신망 구축을 완료하고 핵심 관제센터를 공개했다. 그간 KT는 이번 대회를 위해 1만1,000km가 넘는 통신망을 구축했고, 현재는 약 1,000여명의 네트워크 전문가를 투입해 망 관리 체계를 유지 중이다.

◇ 극찬 받은 KT의 장애 해결력

이날 방문한 ‘강원 KT네트워크 운용센터’에선 KT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우선 센터 안으로 들어서면 수많은 스크린들이 맞이한다. ▲강릉 평창지역 ▲기간전송망 ▲전용회선 ▲전원 ▲VOL ▲3G·LTE 무선품질 ▲5G ▲보안 등으로, 이곳에선 평창 동계올림픽 전반의 네트워크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눈길을 끈 건 전 네트워크 구간이 이원화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종대 KT 상무가 19일 평창올림픽 네트워크 운용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시사위크>

이종대 상무(평창올림픽추진단·올림픽운용BU담당)는 “네트워크 경로를 100% 이원화, 지중화했다”며 “한 구간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구간으로 전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무선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780개의 기지국을 강릉·평창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KT는 이 자리에서 라이브 헬맷 캠과 NB-IoT 기반의 트래커를 활용해 통신장애를 해결하는 시연도 보였다. 장애접수가 들어오면 지역을 확인한 후 가장 인접한 기술요원에게 지시를 내리고, 요원은 장애지역에 즉각 출동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NB-IoT 기반의 트래커는 요원들의 현재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관제센터에 전달한다. 또 라이브 헬멧 캠은 요원의 작업 장면을 실시간으로 전송, 보다 정확한 AS를 가능하게 한다. KT는 이 같은 체계를 구축한 덕분에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평창동계올림픽 테크놀로지 리허설 2에서 극찬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대 KT 상무가 NB-IoT망을 이용한 통신망 긴급복구 서비스를 시연하는 모습.<시사위크>

이종대 상무(평창올림픽추진단·올림픽운용BU담당)는 “178명이 참여해 응대율과 SLA준수율 100%를 기록했다”며 “이처럼 빠른 시간에 100%를 달성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까지 15분 만에 (장애문제를) 조치했다. 너무 빨라 오해할까봐 조금 늦추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마지막으로 결과브리핑 시간에 IOC에서 KT는 걱정을 안 해도 되겠다며 박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 경기장 곳곳에 녹아든 5G 시험망

KT의 자신감은 5G 네트워크에서도 나타난다. KT는 2015년 황창규 회장의 ‘평창동계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선언 이후 글로벌 주요 통신장비사들과 협업을 진행했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5G시스템을 개발하고, ‘평창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현재 완벽한 5G라고 하기엔 손색이 있지만, LTE보다 훨씬 빠르고 지연이 짧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봅슬레이 전면부에 설치되는 5G 장비. 봅슬레이 선수들이 바라보는 영상이 실시간 전송된다.<시사위크>

이 같은 5G네트워크는 ▲타임슬라이스(피겨, 쇼트트랙) ▲싱크뷰(봅슬레이) ▲옴니포인트뷰(크로스컨트리) ▲360도 VR(아이스하키) ▲5G 커넥티드카 등에 활용된다. 관람객들은 삼성전자가 KT 5G 전용으로 제작한 태블릿을 통해 이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의 태블릿은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에 총 1,000여대가 설치된다.

아울러 KT는 AI(인공지능)로 5G 네트워크를 관제하는 시스템 ‘프로메테우스’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메테우스는 딥러닝 기반의 학습으로 네트워크 장애요인을 예측하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조치방법을 제안하는 솔루션이다.

기존 4G 네트워크에선 엔지니어가 수작업으로 네트워크 장애를 찾고 해결해도 됐지만, 5G에선 장비와 기기가 급증함에 따라 해결방법도 복잡해진다. AI를 도입함으로써 장애 예방 및 조치를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평창동계올림픽 5G 망에 적용된 KT의 장애예측 시스템.<시사위크>

실제 이날 열린 시연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예상 장애를 알려줘’라는 질문에 장애발생 예측 구간 및 원인, 그리고 조치방법을 제시했고, 자동 수정을 해달라는 요청에 단계별 장애요인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성목 사장은 “만약 운영자가 조치를 한다면 해당 명령어를 다 알아야 한다”며 “명령어는 삼성, 노키아, 에릭슨 등 제조사별로 달라 어느 정도 숙지해야 되지만, 프로메테우스로 자동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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