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출전시간을 부여받는 선수들이 생겨나면서 부상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사진은 지난 2월 23일(현지시각) 경기 도중 부상당한 지미 버틀러.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기나긴 정규리그 일정도 어느덧 8부 능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늘 불거지는 이슈가 바로 선수들의 체력 문제다. 시합 중 벌어지는 거친 몸싸움은 물론 미국 동·서부를 가로지르는 긴 이동거리와 백투백(이틀 연속경기) 일정도 선수들의 체력을 갉아먹는 요소다. 근육이 피로하면 경기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

그러나 팀 성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코치진의 사정상, 언제나 과도한 출전시간을 부여받는 선수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가장 기본적인 지표인 경기당 출전시간에서는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밀워키의 야니스 아테토쿰보(37.3분)와 클리블랜드의 르브론 제임스(37.1분), 존 월이 부상으로 이탈한 워싱턴의 브래들리 빌(36.7분)이 각각 1·2·4위를 차지했다. 밀워키의 경우 크리스 미들턴(36.6분·전체 6위)도 혹사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7경기에서 1승 6패를 기록 중인 최악의 페이스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벤치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토론토 랩터스는 더마 드로잔이 34.1분을 뛴 것이 팀 내 최고기록일 정도로 출전시간 분배가 원활하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또한 케빈 듀란트가 34.4분(전체 21위), 클레이 탐슨이 34.2분(24위)을 뛰었을 뿐 다수의 선수들이 골고루 코트를 밟고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선수들을 앞세운 두 팀은 최근 10경기에서 나란히 9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선수들의 활동량을 평가하는 또 다른 지표는 '코트 위에서 뛴 거리'다. 팀 별로 경기운영 속도가 다르고, 또 선수마다 맡은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선수의 체력부담을 판단할 때 평균출전시간과 함께 고려돼야 하는 지표다. 이 분야에서는 역시 공을 운반하고 외곽지역을 뛰어다녀야 하는 가드들이 강세를 드러냈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CJ.맥컬럼이 64경기에서 1만4,310.3피트, 약4,362미터를 뛰어 ‘철인 대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징계를 받아 출전하지 못했던 시즌 첫 경기를 제외하곤 결장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2위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즈루 홀리데이였다(1만4,277.1피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지미 버틀러는 단 55경기만 뛰고도 이 부분에서 NBA 전체 3위에 올라있다. 경기당 37.1분에 달하는 출전시간(전체 3위) 내내 코트를 쉼 없이 누볐다는 뜻이다. 지나친 운동량이 화를 불렀을까. 버틀러는 지난 2월 경기 도중 볼 경합 과정에서 코트 위에 쓰러졌으며, 결국 오른쪽 무릎 반월판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카고 불스 시절부터 과도한 출전시간 때문에 ‘버노예’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그조차 누적된 피로를 이겨내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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