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는 웨스트브룩이 3점 슛을 자제하는 경기들에서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새크라멘토와의 경기에서 골밑돌파를 시도하는 웨스트브룩.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이번 시즌 69경기에서 40승을 거두고 있다. 결코 낮은 승률은 아니지만, 시즌 개막 전 받았던 기대감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8위 그룹과의 승차도 단 두 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순위경쟁에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러셀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의 성적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항상 논의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다. 폴 조지와 카멜로 앤써니가 새로 합류했지만 그가 여전히 팀의 중심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41.7%의 공 점유율(USG)을 기록하며 NBA 기록을 썼던 웨스트브룩은 이번 시즌에도 팀 공격의 34.5%를 자신의 손으로 해결하고 있다. 경기당 21.2개의 슛을 던지며 조지(17개)와 앤써니(15.5개)를 압도한다.

그러나 이 숫자가 과연 오클라호마시티가 의도했던 것인가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많다. 팀의 승률과 반비례의 관계를 보이는 웨스트브룩의 3점 슛 시도개수 때문이다. 웨스트브룩이 3점 슛을 6개 이상 던진 17경기에서 오클라호마시티가 거둔 승수는 단 5승에 불과하다. 승률로 따지면 29.4%다.

우선 웨스트브룩의 슛 성공률 자체가 좋지 못하다. 그의 이번 시즌 3점 슛 성공률은 28.5%로 매우 낮으며, 통산 성적으로 따져도 31%에 불과하다. 여기에 비춰보면 경기당 4.24개라는 그의 3점 슛 시도개수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 비효율적인 공격 옵션에 공 점유율을 할애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3점 슛 10개 중 7개, 8개 중 4개를 적중시켰던 올랜도‧댈러스와의 경기에서도 졌던 것을 고려하면 이것이 단순한 성공률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NBA 공식사이트가 제공하는 선수별 슛 차트에 따르면 웨스트브룩의 3점 슛 시도는 대부분 정면 지역에 집중돼있다. 공을 쥐고 상대편의 코트로 넘어온 웨스트브룩이 팀원들의 공격전개 작업을 기다리지 못하거나, 상대의 수비에 막혀 흐름이 정체됐을 때 3점 슛을 선택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지표로 보면 이 시도들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반면 오클라호마시티는 그가 3개 이하의 3점 슛을 던진 30개 경기에서는 23승, 76.6%의 굉장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범위를 경기당 1개 이하로 줄이면 10승 1패라는 경이로운 승률이 도출된다. 여기에는 휴스턴과 토론토 등 강팀들을 상대로 거둔 승리들도 포함돼있다.

횟수가 늘어날수록 좋은 성적이 기록된 지표들도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이 자유투를 7개 이상 던진 23경기에서 15승을 거뒀으며(승률 65.2%) 어시스트를 10개 이상 기록한 35경기에서 24승을 올렸다(승률 68.5%). ‘묻지 마 3점 슛’보다 적극적인 돌파로 반칙을 얻어내거나 팀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가 더 높은 승률을 보장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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