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위긴스(좌) 칼 앤써니 타운스(우)는 모두 1995년생으로, 미네소타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들로 기대받고 있다. 사진은 시즌 개막 전 미디어 촬영에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미국 최북단에 위치한 미네소타 주는 다소 재미없는 지역으로 뽑히는 곳이다. 낙농업과 전통 제조업 등 첨단과는 거리가 먼 산업들이 주력 업종이며, 미니애폴리스를 제외하면 인구밀도도 낮다. 더구나 지역에 따라 1년에 100일 넘게 눈이 내리는 다설지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걸어온 길은 마치 눈이 수북이 쌓인 가운데 아무도 없는 산길을 헤쳐 나가는 것과 같았다. ‘늑대 대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외로이 팀을 이끌던 케빈 가넷을 보스턴으로 이적시킨 후부터 시작된 길고 긴 암흑기였다. 최근 10년간 승률이 31.2%에 불과할 정도로 성적이 곤두박질친 것은 물론, 리빌딩의 성과 또한 미미했다.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가넷 없이 5할 승률을 기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은 미네소타의 우울한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변화의 조짐이 보인 것은 2014년부터다. 팀의 주축이던 케빈 러브를 클리블랜드로 보내고 1순위 지명자인 앤드류 위긴스를 받아왔다. 15년 드래프트에선 역시 1순위로 칼 앤써니 타운스를 지명하면서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로 로스터를 구성했다. 이 두 선수는 모두 1995년생으로, 드래프트 전부터 사이즈와 운동능력, 잠재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대주였다.

정규시즌 13경기를 남겨둔 현재,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69경기에서 40승 29패를 올리며 58%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상위시드를 사수할 수 있을지 여부는 다소 불안하지만 다른 팀들보다 서부 플레이오프 진출경쟁에서 한 발짝 앞서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홈경기에서만 26승(리그 공동 1위)을 거둔 것은 오랜 부진에 지친 미네소타 팬들에게 보내는 선물과도 같다.

최근에는 골든 스테이트와 워싱턴을 연달아 꺾으며 기세를 한 층 올린 상태다. 단연 돋보인 것은 칼 앤써니 타운스의 활약이다. 12일(한국시각) 골든 스테이트 전에서 31득점 16리바운드로 상대 골밑을 압도한데 이어 14일 워싱턴 전에선 37득점을 꽂아 넣었다. 위긴스 또한 각각 23득점과 16득점을 보탰다.

물론 개선해야 할 점은 있다. 타운스는 앤써니 데이비스(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같은 정상급 빅맨들과의 대결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위긴스는 이번 시즌 지미 버틀러의 합류로 줄어든 공 소유시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생산성이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이런 약점들을 모두 상쇄할 수 있을 만큼 어린 타운스와 위긴스의 나이는 다시 한 번 미네소타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두 선수가 자신들의 첫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서부 컨퍼런스 결승전까지 진출했던 14년 전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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