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이 뜻밖의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모하메드 살라의 득점왕 등극이 가까워졌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EPL 득점왕 경쟁에 뜻밖의 변수가 찾아왔다. 득점왕에 성큼 다가서게 된 모하메드 살라는 함박웃음을 짓고, 해리 케인은 초조해진 모양새다.

그 어느 시즌 못지않게 치열한 양상으로 진행된 올 시즌 EPL 득점왕 경쟁은 토트넘의 ‘에이스’ 해리 케인과 리버풀의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로 압축됐다. 30라운드까지 두 선수는 나란히 24골을 기록하며 팽팽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들의 경쟁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지점이 많았고, 의미도 컸다. 먼저 해리 케인은 최근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데 이어 3년 연속 득점왕이라는 기록에 다가가고 있었다. 토트넘을 넘어 잉글랜드의 자존심이 걸린 발걸음이었다.

모하메드 살라는 루이스 수아레즈가 떠난 이후 날카로운 창을 잃었던 리버풀의 치명적인 무기로 자리매김했다. 로비 파울러, 마이클 오웬, 페르난도 토레스, 루이스 수아레즈로의 뒤를 잇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다. 득점왕 타이틀은 리버풀 레전드 공격수 계보에 이름을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확실한 동기부여를 가진 두 선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놀라운 득점 행보를 이어갔다.

그런데 최근 큰 변수가 등장했다. 해리 케인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본머스와의 리그 경기에서 전반 34분 교체아웃됐다. 발목부상으로 약 6주간 공백이 예상된다. 아무리 빠른 회복과 복귀가 이뤄진다 해도, 토트넘이 남겨둔 8경기 중 3~4경기는 출전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모하메드 살라는 또 한 번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지난 18일 열린 왓포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무려 4골을 터뜨린 것. 리버풀 선수가 한 경기 4골을 기록한 것은 2013년 12월 루이스 수아레즈 이후 모하메드 살라가 처음이다. 이로써 올 시즌 28골을 기록하게 된 모하메드 살라는 멈춰선 득점기계 해리 케인으로부터 성큼 달아났다.

물론 아직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모하메드 살라의 득점왕 등극이 아주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다.

아울러 모하메드 살라는 EPL에 새로운 기록을 남길 가능성도 높아졌다. 1992년 EPL 출범 이후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은 앤디 콜(1993-94시즌)과 앨런 시어러(1994-95시즌)의 34골이다. 다만 이때는 지금보다 경기 수가 더 많았다. 지금처럼 팀당 38경기 체제가 안착한 이후에는 31골(루이스 수아레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앨런 시어러)이 최다기록이다. 7경기를 남겨둔 모하메드 살라가 물오른 득점감각을 이어간다면, 이 모든 기록을 넘어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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