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를 직접 시승한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소전기차. 최근 현대자동차가 ‘넥쏘’를 전격 출시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자동차인 수소전기차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시승에 나섰고,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평창에서 자율주행 시승 행사가 펼쳐져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새로운 에너지원을 이용하고, 환경오염이 적은 자동차의 개발은 전 세계 자동차산업의 오랜 숙원이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이 이미 많이 출시되기도 했으나,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보긴 어려웠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출시는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자동차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물론 ‘넥쏘’에 앞서 수소전기차의 문을 연 1세대 모델이 있었다. 현대차가 2013년 출시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가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충분치 않았고, 가격은 ‘비현실적’이었다. 첫 상용화 수소전기차라는 의미는 있었지만 일반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넥쏘는 다르다. 1회 충전으로 600km까지 달릴 수 있고,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 일반 차량과 가격차이도 크지 않다. 이전에 비해 수소전기차를 향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는 이유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는 예약판매 하루 만에 733대의 예약을 기록했다.

다만, 이름만 많이 들어봤을 뿐 아직까지 실제 수소전기차 구동방식이나 구체적 특징에 대해 아직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런 이들을 위해 수소전기차를 샅샅이 해부해보기로 한다.

◇ 무결점 친환경은 아직… 발전 가능성은 충분

수소전기차는 정말 완벽한 친환경 자동차일까?

또 다른 친환경 자동차로 주목받는 전기차는 자동차 자체적으론 매연 등 오염물질 배출이 없다.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각종 오염이 발생한다면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로 보기 어렵다. 물론 풍력에너지나 태양에너지 등을 활용해 생산한 전기만 충전한다면 완벽하다고 볼 수 있으나, 아직까진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작용을 이용해 자동차 자체에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전기차가 충전용 배터리를 지니고 다닌다면, 수소전기차는 일반 가솔린 차량의 내연기관(연료를 연소시켜 발생한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기관)에 해당하는 연료전지를 갖고 있다. 똑같이 전기를 사용하고, 비슷해 보이긴 해도 구동방식이 전혀 다른 셈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물 뿐이기 때문에, 자동차 자체적인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것은 전기차와 똑같다.

관건은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없느냐다. 답은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꽤나 다양한데, 우선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천연가스인 메탄을 분해해서 얻는 방법과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 방법이다.

현재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메탄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또한 발생된다. 따라서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를 이용한다면, 앞서 전기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완벽한 친환경 자동차라 볼 수 없다.

두 번째 방법은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인데, 이 역시 전기차의 맹점과 맥락이 닿는다. 물을 전기분해하기 위해, 먼저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는 점이다.

메탄을 분해하는 방법과 더불어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제철소나 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되는 ‘부생수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친환경적이지만, 어쨌든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다른 오염이 발생하는 것은 맞다.

다만, 향후 발전 가능성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모두 충분하다. 전기차의 경우 각종 친환경 전기에너지 생산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이는 수소 생산 기술 발전과도 연결된다. 가령, 태양열에너지를 활용해 만든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것이다. 또한 폐기물이나 미생물을 활용한 수소 생산 방법 등도 제시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모두 현재로선 아주 완벽한 친환경 자동차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 기술과 함께 더욱 발전이 필요하다.

현대차 넥쏘는 예약판매에만 773대가 몰렸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차 제공>

◇ 수소폭탄 걱정은 하지마세요

‘수소’하면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수소폭탄이다. 수소를 에너지로 삼는 수소전기차에서 수소폭탄 수준의 폭발이 발생한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일각에선 폭발의 위험 등을 걱정해 수소전기차를 타지 않겠다는 이들도 있다.

자동차의 경우 항상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있다. 자동차가 크게 손상되거나 불이 붙는 등의 대형사고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소전기차는 안심해도 될 만큼 안전할까?

답은 ‘그렇다’에 가깝다.

먼저, 수소폭탄급 폭발이 일어나기 위해선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이 맞아야 한다. 수소가 있다고 해서 수소폭탄이 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수소전기차에 사용되는 수소와 수소폭탄의 수소는 사실상 이름만 같을 뿐 원리와 성격은 전혀 다르다. 수소폭탄 기술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 5곳에 불과할 정도다.

또한 수소전기차의 수소탱크는 특수소재를 이용해 상당히 견고하게 만들어졌다. 실제 총으로 쏴보는 테스트나 고열로 달구는 테스트도 모두 통과했다. 아울러 사고에 대비해 위치를 아래쪽에 뒀고, 화재가 발생하면 안전밸브가 작동해 수소를 빠르게 배출한다. 이렇게 배출된 수소는 화재를 진화하거나 확산을 막는 효과까지 있다.

물론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100%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휘발유나 경유, LPG를 지니고 다니는 지금의 자동차를 생각해보면 훨씬 더 안전한 쪽에 가깝다.

◇ 부족한 경제성… 인프라 확대 ‘숙제’

제 아무리 뛰어난 친환경성과 성능, 디자인을 갖췄다한들, 경제성이 맞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다.

1세대 수소전기차인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대당 가격이 1억5,000만원에 달했다. 성능이나 편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일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넥쏘도 아직은 가격경쟁력이 숙제다. 수소전기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촉매제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생산원가가 상당하다. 넥쏘의 판매가는 모던 트림이 6,890만원, 프리미엄 트림이 7,220만원이다. 동급의 SUV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크게 비싼 편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정부 보조금은 2,250만원이고, 지자체에선 1,000~1,250만원을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지원을 모두 받으면 3,390~3,970만원에 넥쏘를 구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정도면 동급 SUV와 비교해 별다른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지원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 올해 보조금 지급 대상 규모는 240여대로 예정돼있다. 넥쏘 예약판매 첫날 몰린 수요만 보조금 지급 대상의 3배에 달한다. 보조금 지원 확대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로선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충전 역시 아직까진 인프라가 충분치 않다. 수소충전소는 현재 전국에 10여 곳뿐이다. 충전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상당하다면, 이 역시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수소 연료 가격도 1kg에 8,000원을 넘는 수준이다. 넥쏘는 한 번 완충에 6.33kg의 수소가 들어간다. 약 5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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