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는 남은 9경기에서 무패우승을 완성하고 구단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무패우승을 향한 바르셀로나의 남은 경기수가 마침내 한 자릿수로 접어들었다. 29경기에서 23승 6무 무패 승점 75점을 기록 중인 바르셀로나는 사실상 우승이 유력한 가운데, 역사적인 기록을 향해 마지막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무패우승 도전이 ‘역사상 최초’는 아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2011-12시즌 유벤투스가 무패우승을 기록했다. 아스날 역시 2003-04시즌 무패우승의 좋은 추억이 있다. 1991-92시즌엔 세리에A AC밀란도 무패우승에 성공한 바 있다. 그밖에 유럽의 중소리그에서도 몇 차례 무패우승이 나왔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속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그 기억이 흐릿하다. 1929-30시즌 아틀레틱 빌바오, 1931-32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무패우승을 달성했다. 이후 80년 넘는 세월 동안 ‘무패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팀은 없었다. 프리메라리가가 다른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양강체제’가 뚜렷했음에도 말이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무패우승을 성공한 적이 없다. 리그 우승컵을 수없이 들어올리고, 트레블은 물론 6관왕까지 달성하고, 수많은 레전드들이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바르셀로나는 남은 9경기를 아름답게 마무리 지으며 구단 역사상 최초의 무패우승을 기록할 수 있을까.

일정을 살펴보면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가장 먼저 세비야라는 복병을 만난다. 세비야는 최근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격침시킨 전통의 복병이다. 올 시즌 첫 리그  맞대결에서는 바르셀로나가 2-1로 승리를 거뒀다.

다음은 레가네스다. 레가네스는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승격해 잔류 마지노선인 17위로 살아남더니 올 시즌엔 12위에 이름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물론 바르셀로나에겐 비교적 편안한 상대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바르셀로나는 레가네스를 3-0으로 제압한 바 있다. 하지만 레가네스는 국왕컵 16강에서 비야레알을 꺾더니 8강에선 레알 마드리드마저 무너뜨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바르셀로나의 무패우승을 막을 뜻밖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레가네스를 무사히 넘어서면 또 다시 만만치 않은 상대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에겐 이강인의 소속팀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발렌시아와 과거 박주영이 몸담았던 셀타 비고다.

발렌시아는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프리메라리가 대표 강호다. 지난 두 시즌은 아쉬움이 컸지만,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1점 뒤진 4위를 달리고 있다. 셀타 비고 역시 프리메라리가에서 중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 두 팀 모두 앞선 첫 맞대결에서 바르셀로나를 곤혹스럽게 했다는 것. 발렌시아는 1대1, 셀타 비고는 2대2로 바르셀로나를 막아섰다. 바르셀로나로서는 껄끄러운 상대를 재차 연이어 만나게 된 셈이다.

다음은 비교적 수월한 상대인 데포르티보. 데포르티보는 현재 리그 19위로 쳐져있고, 첫 맞대결에선 바르셀로나가 4대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강등권 탈출’이라는 동기부여가 변수이긴 하다.

데포르티보로 다소간 편해졌던 마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숙적 레알 마드리드가 그 다음 상대다. 레알 마드리드는 언제나 바르셀로나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다. 첫 맞대결에서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3-0 완승을 거뒀으나, 다가올 경기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더욱이 우승이 어려워진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선 라이벌 바르셀로나의 무패우승을 지켜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최대 위기가 될 전망이다.

뒤이어 마지막 세 경기 상대는 비야레알, 레반테, 레알 소시에다드다. 바르셀로나는 첫 맞대결에서 이들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다만, 이때까지도 바르셀로나의 무패행진이 계속된다면 가장 큰 적은 바르셀로나 자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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