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가 당분간 가맹사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는 "기존 가맹점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오는 29일 한국법인 설립 30주년을 맞는 한국맥도날드가 가맹사업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핵심 직영 점포들이 연이어 폐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맥도날드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득보다 실 많은 가맹사업?… 정보공개 자진 취소

한국맥도날드가 가맹사업을 공식 중단한다. 27일 본지 취재결과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월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 취소해 지난 13일 공식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공개서는 관련법에 따라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사업자가 공정위에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쉽게 말해 정보공개서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건 더 이상 가맹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은 사업년도가 끝난 후 120일 이내에 정기변경등록을 해야 하며, 개인사업자의 경우 180일 이내에 정보공개서를 갱신해야 가맹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전자에 해당하는 한국맥도날드는 정기변경등록 만료일보다 두 달 앞서 자진 등록을 취소해 더 이상 가맹사업을 이어갈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간 업계에서는 한국맥도날드가 상당 기간 신규 가맹점 오픈을 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가맹사업을 접었다고 봐 왔지만, 한국맥도날드 본사가 이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한국맥도날드가 가맹사업을 중단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이번과 마찬가지로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 취소한 바 있다. 이후 재등록을 통해 신규 가맹점 모집에 뛰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맥도날드 측은 가맹사업 등록 변동에 대해서는 “공개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맹등록 취소 배경에 대해선 한국맥도날드 측은 “기존 가맹점 유지에 힘쓰기 위해 신규 가맹점 모집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가맹 재개 시점에 대해서도 “아직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핵심 직영점도 줄줄이 폐점… 한국 사업 어쩌나

2014년 가맹사업 ‘확대’ 방침을 내세운 한국맥도날드가 3년 만에 ‘중단’으로 돌아선 건 그만큼 가맹점 관리에 애를 먹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국내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함께 가맹점 갑질 이슈에 휘말려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는 등 가맹사업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계산이 깔린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한국맥도날드는 망원점 점주가 돌연 지점을 폐쇄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납하기도 했다.

가맹사업을 포기한 만큼 한국맥도날드는 외형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400여개 매장 중 25%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맹점이 더 이상 늘어날 수 없는 만큼, 직영점에 대한 의존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폐점한 강남역 이후 서울대입구와 신촌, 사당점 등 만남의 장소로 애용돼 왔던 주요 상권들이 임대료 인상을 견디지 못하고 줄줄이 폐점을 앞두고 있어 직영점의 생존성도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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