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장기간 출전하지 못했던 '2017 드래프트 1픽' 마켈 펄츠가 복귀전을 치렀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마켈 펄츠가 마침내 코트 위로 돌아왔다. 작년 10월 24일, 디트로이트와의 시합 후 약 5개월만이다.

수많은 신인 선수들이 각자의 소속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동안 2017 드래프트의 주인공이었던 그의 모습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깨의 통증과 근육 불균형 증상이 원인이었다. 소속팀이 워낙 신인 선수의 부상 이슈가 잦았던 필라델피아다보니 펄츠 또한 불안에 가득 찬 시선을 받아야 했다. 구단도, NBA 팬들도, 펄츠 본인도 속이 타던 상황이었다.

27일(한국시각) 열린 덴버와의 경기에서 1쿼터 2분40초를 남기고 코트로 들어선 마켈 펄츠에게 필라델피아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조엘 엠비드와 벤 시몬스를 잇는 팀의 차세대 주자이자, 펄츠의 지명 자체가 필라델피아의 길고 긴 탱킹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던 만큼 그의 복귀가 가지는 의미는 남달랐다. 농구공을 쥔 펄츠의 첫 공격전개는 턴오버로 끝났지만 두 번째는 달랐다. 엠비드의 스크린을 받고 수비수 데빈 해리스를 제친 펄츠는 가볍게 레이업 슛을 올려놓았다.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 것은 물론이다.

필라델피아 팬들이 가장 원했던 장면은 경기 종료를 2분여 남겨둔 상황에서 나왔다. 공격리바운드를 걷어낸 후 일 대 일 공격을 시도한 펄츠가 메이슨 플럼리를 앞에 두고 헤지테이션 드리블 후 풀 업 점퍼를 성공시킨 것이다. 펄츠는 드래프트 당시 ‘슈팅’ 항목에서 10점 만점에 9점을 받았을 정도로 좋은 슈팅능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후 슛 폼을 바꾸려 시도하다 새 자세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슈팅 난조를 겪었다. 한동안 그의 슈팅능력을 두고 어깨 부상 때문에 폼이 망가졌다는 설, 필라델피아 슈팅코치가 잘못된 자세를 가르쳤다는 설 등 갖가지 말들이 나왔던 상황이어서 점프 슛 성공은 무엇보다 반가운 것이었다. 곧이어 시도한 두 번째 점퍼는 더 깔끔하게 성공했다.

이날 펄츠가 14분24초 동안 코트를 밟으며 올린 기록은 10득점과 8어시스트, 4리바운드였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사리치와 레딕, 코빙턴 등 필라델피아의 슈터들이 워낙 좋은 슛 감각을 보여줬기 때문에 어시스트 8개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그보단 펄츠가 짧은 시간 동안 스핀 무브와 풀 업 점퍼, 드라이브 인 등 다양한 공격옵션을 선보였다는 점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데뷔 전부터 뛰어난 재능이 넘쳐난다는 평가를 받았던 2017 드래프티 가운데서도 펄츠는 단연 돋보였던 인재다. 포인트가드치곤 상당히 큰 190센티미터의 키와 훌륭한 운동능력을 갖췄으며, 패스‧슛‧경기운영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한 점이 없었다. 당시 ‘NBA Draft.net'이 비교 대상으로 선정한 선수가 무려 제임스 하든이다. 어느 팀이 1픽을 얻든 무조건 펄츠를 지명한다는 것이 언론과 NBA 커뮤니티, 각 구단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대니 에인지 보스턴 단장을 제외하고).

펄츠가 부상과 슈팅 난조로 신음했던 지난 5개월 동안 필라델피아는 전체 1순위로 그를 뽑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했을까. 신인 드래프트가 1,2년을 보고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 필라델피아가 드래프트 당시 트레이드를 통해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을 정도로 펄츠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그랬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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