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예상 밖 최악의 시즌 출발을 보이고 있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개막 후 4연패.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출발이다. 아직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한 유일한 팀이 됐고, 순위표 맨 아래로 떨어졌다.

물론 아직 시즌 극초반이다. 144경기 중 4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숫자라 할 수 있다. 1990년 LG 트윈스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보였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해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지우기 힘든 이유는 롯데 자이언츠이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겨울 가장 많은 돈을 쓴 팀이었다. 기본적으로 내부FA가 많았다. 문규현과 총액 10억원에 사인했고, 손아섭에겐 총액 98억원을 안겨줬다. 팀 간판스타였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는 변수가 있었지만, 국가대표 외야수 민병헌을 총액 80억원에 데려왔다. 총액 기준이긴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FA시장에서 지출한 돈은 188억원에 달한다.

또한 롯데 자이언츠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경험 많은 투수 고효준과 오현택, 그리고 이병규를 영입했다. 최준석을 떠나보내는 대신 채태인을 영입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력 강화를 위해 애쓴 롯데 자이언츠는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전준우-민병헌-손아섭-이대호-채태인 등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리그 최강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한국 무대 4년차에 접어든 브룩스 레일리가 건재하고,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까지 있는 펠릭스 듀브론트가 새로 가세한 선발투수진도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롯데 자이언츠는 예상과 기대를 완전히 깨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총체적 난국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듀브론트는 말 그대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고, 영건 윤성빈도 한계를 노출했다. 레일리와 김원중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제역할을 다하지 못한 건 불펜 역시 마찬가지다.

공격력도 ‘리그 최강’이란 평가를 무색하게 만든다. 롯데 자이언츠는 4경기에서 10득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2경기는 아예 무득점이었다. FA로 영입한 민병헌은 타율 0.167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채태인 또한 타율 0.125로 부진하다.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할 이대호도 아직 몸이 덜 풀린 모양새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금의 순위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막강한 전력을 갖춘 만큼, 제실력만 내면 우승경쟁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1승, 그리고 분위기 반전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