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또 한 번 맨시티를 제압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맨체스터 시티는 올 시즌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유럽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리그로 꼽히는 EPL에서 22경기 연속 무패 및 18연승  행진을 달리며 일찌감치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FA컵은 16강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리그컵인 카라바오컵에선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순항을 이어가며 8강에 진출한 상태다.

맨시티의 이러한 행보는 프리메라리가에서 리그 무패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에 비견되는 수준이다.

이처럼 더할 나위 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맨시티는 올 시즌 딱 4번의 패배만 당했다. 리그에서 1번, FA컵에서 1번,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2번이다.

그런데 그 4번의 패배 중 2번이 리버풀에 의한 것이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시점에 당한 무게감 있는 패배였다. 지난 1월 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에게 패배는 22경기 연속 무패행진과 무패우승 도전을 무산시켰다. 그리고 한국시간으로 5일 새벽, 맨시티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또 한 번 리버풀에게 일격을 당했다. 3대0 완패를 당한 것이다. 내심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도전하고 있던 맨시티 앞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시즌 강력해진 맨시티는 지난해 9월 리버풀과의 리그 첫 맞대결에서 5대0의 수모를 안긴 바 있다. 리버풀에겐 치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리버풀은 이후 맨시티만 만나면 믿기 힘든 강력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마치 체력에 한계가 없는 로봇 같았고, 환상적인 득점이 줄줄이 터졌다. 반면, 맨시티는 무언가에 홀린 듯 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처럼 맨시티 천적으로 거듭난 핵심 키워드는 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 모하메드 살라다. 리버풀 선수들은 뛰어난 체력과 속도, 집중력을 바탕으로 모두 완벽하게 제 역할을 수행했고, 클롭 감독은 그런 선수들이 최상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전술을 구상했다. 그리고 남다른 득점본능을 자랑하는 살라는 맨시티를 넉다운 시키는 강력한 펀치가 됐다.

맨시티와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겐 분명 뼈아픈 패배다. 어쩌면 연승행진의 기쁨보다 리버풀에게 당한 연이은 패배의 아픔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축구팬들에겐 또 다른 큰 재미다. 절대강자를 잡는 천적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 절대강자는 또 다른 복수를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이들의 맞대결은 올 시즌 딱 한 번 더 남아있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11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치른다. 과연 그날의 결과는 또 어떤 이야기를 남기게 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