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의 간판스타 카와이 레너드는 이번 시즌 부상으로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했다. 사진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던 도중 언론과 인터뷰하는 카와이 레너드.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샌안토니오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시즌 중반까지 서부 3위를 굳건히 지키던 기세는 온데간데없다. 이제 샌안토니오는 플레이오프 상위 시드를 배정받기 위해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여야 하며, 가능성은 낮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할 위험도 완전히 벗어내지 못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라마커스 알드리지를 제외하면 믿고 공격을 맡길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로스터 자체의 무게감도 떨어지지만, 파커‧지노빌리‧가솔의 노쇠화와 가드진의 부진, 루디 게이의 부상 등 악재가 겹친 탓도 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가장 큰 악재는 확고부동한 1옵션, 카와이 레너드의 부재일 것이다. 샌안토니오는 선수 한 명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 농구’의 대명사지만, 이미 지난 2015/16시즌부터 레너드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포포비치 감독조차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레너드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레너드 고’ 작전을 자주 써먹었을 정도다.

레너드가 이번 시즌 단 9경기밖에 코트를 밟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모든 선수들의 적인 부상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그 내막이 심상치 않다.

작년 겨울, 샌안토니오 의료진은 레너드의 부상이 완치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오랜 기다림 끝에 코트를 밟은 레너드는 출전과 휴식을 반복하다가 다시 9경기 만에 시즌아웃됐다. 당시 ESPN 등 현지 스포츠매체들은 레너드가 샌안토니오 의료진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실제로 레너드는 시즌 중 뉴욕을 수차례 방문해 별도로 재활을 받기도 했다. 현재 레너드의 건강 상태나 복귀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자세한 내막이 베일에 싸여 있다 보니 그의 거취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막을 수 없다. 현지 스포츠매체들은 이미 샌안토니오가 카와이 레너드를 매물로 어떤 선수들을 받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트레이드 시나리오를 짜내고 있다.

다만 트레이드 조각을 맞추기가 워낙 어렵다보니 이들 대부분은 실현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다. 카와이 레너드라는 선수의 가치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부상 전력이 많은 만큼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을 버릴 수가 없다. 2018/19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신분을 획득할 수 있는 레너드의 계약 상황도 문제다. 1년 후 떠날지도 모르는 선수를 위해 핵심 선수들을 포기할 팀은 없을 것이다.

샌안토니오 역시 같은 이유로 고민하고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카와이 레너드는 ‘슈퍼맥스’ 대상자가 된다. 선수에게 일반적인 NBA 규정이 정해둔 것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연봉을 줄 수 있도록 허용한 슈퍼맥스 계약은 그 팀과 도시를 상징하는 선수에게만 주어지는 기회다. ‘건강한 레너드’라면 두말할 것 없이 슈퍼맥스 계약을 따내겠지만, 샌안토니오 구단이 거액을 제시하기 전에 레너드의 건강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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