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기세로 시즌을 시작했던 kt 위즈가 위기에 봉착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예년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초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곳은 kt 위즈다. ‘만년 꼴찌’의 kt 위즈는 호쾌한 홈런을 앞세운 경기력에 만화 같은 신인 강백호의 스타성까지 더해지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렇게 kt 위즈는 초반 16경기에서 10승 6패의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순위표 2위에 자리했다. 개막전 상대로 디펜딩 챔피언 기아 타이거즈를 만나서도 당당하게 맞섰고, 올 시즌 독주를 펼치고 있는 두산 베어스에겐 20득점의 맹공을 퍼부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kt 위즈는 지난해 역시 초반 16경기에서 딱 10승 6패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초반 기세를 꾸준히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또 다시 꼴찌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창단 및 1군무대 데뷔 이후 승률이 가장 낮은 최악의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과 마지막이 극명하게 다른 ‘용두사미’의 행보를 보였다.

이에 올 시즌 역시 초반에만 반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제기됐다. 다만, 황재균 영입으로 강해진 전력과 시즌을 치르면서 점차 두터워진 선수층, 그리고 신인 강백호의 등장 등 지난해와는 다른 점이 많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kt 위즈는 이후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한 채 6연패를 기록했다. NC 다이노스를 스윕으로 제압하며 기세를 높였으나,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를 만나 연속 스윕을 당하고 말았다. 10승 12패, 0.625에 달했던 승률은 어느덧 절반 아래인 0.455로 떨어졌다. 아직 초반인 탓에 순위는 공동 5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8위 넥센 히어로즈, 9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게임차는 각각 반경기와 2경기에 불과하다. 꼴찌 롯데 자이언츠와의 차이도 3경기 밖에 나지 않는다.

kt 위즈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해와 무척이나 닮아있다. kt 위즈는 지난해 23번째 경기를 마친 뒤 6위로 추락했고, 이후 단 한 번도 그보다 높은 순위로 올라가지 못했다. 올 시즌 kt 위즈가 소화한 경기는 22경기다. 마치 데칼코마니 같은 행보다.

kt 위즈에게 남은 4월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 반등을 하지 못한다면, 남은 시즌도 지난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대팀들은 kt 위즈를 ‘반드시 이겨야할 팀’으로 생각할 것이고, 시즌은 점점 더 험난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다시 익숙한 꼴찌의 자리로 내려앉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탈꼴찌’는 kt 위즈의 올 시즌 최우선과제다. 지난 3년간 kt 위즈의 자리는 꼴찌 10위로 고정됐다. 4년 연속 꼴찌는 팀 창단의 의미는 물론, 그동안의 투자를 무색하게 만들 것이다.

기로에 선 kt 위즈는 이제 삼성 라이온즈를 만난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지는 원정경기인데, kt 위즈 입장에선 부담이 덜한 구장이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SK 와이번스 못지않은 홈런 행진을 달렸던 kt 위즈는 6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팀홈런이 3개에 그치고 말았다. 홈런포가 수그러들면서 연패에 빠진 것이다.

kt 위즈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홈런과 함께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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