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피자가 운영해 온 '야쿤 토스트&커피'의 국내 사업이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거리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도미노피자가 새 성장 동력으로 삼은 외식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한 커피와 면 전문점 등 새 먹거리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 싱가폴의 명물… 소리 소문 없이 ‘영업종료’

23일 도미노피자가 ‘야쿤 커피&토스트’(이하 야쿤)의 운영을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싱가포르의 유명 디저트 브랜드인 야쿤은 2013년 직영 위주의 운영에서 탈피해 가맹사업을 시작했지만, 국내 시장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채 발을 빼고 말았다.

싱가포르 대표 아침식사 메뉴인 ‘카야 토스트’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세를 탄 야쿤은 2005년 무렵부터 국내에서 사업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야쿤과 제휴를 맺고 국내에 브랜드를 소개한 최초 사업 파트너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내 사업이 전개된 후 도미노피자가 이를 인수해 브랜드 운영을 도맡았다는 정도만 사실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도미노피자가 야쿤에 각별한 심혈을 기울여 온 것으로 보고 있다. 포화 상태에 이른 피자 사업에서 벗어나 수익성 재고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최적의 사냥꾼이라는 판단에서 야쿤을 운영해 왔다는 설명이다. 야쿤이 커피 보다는 토스트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을 느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미노피자가 ‘탈’(脫) 피자 노선에서 벗어나기로 한 건 법인명 변경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2015년 말 도미노피자는 국내 진출 25년 만에 처음으로 법인명을 ‘청오디피케이’로 변경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이는 종합 외식 브랜드의 도약을 노린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매출 2,000억원 시대를 열며 업계 1위 자리를 확실히 굳힌 도미노피자가 새로운 성장 동략을 찾는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그때마다 야쿤은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법인 변경 2년에 만에 도미노피자는 각별히 마음을 써온 야쿤을 접고 말았다. 야쿤 브랜드를 운영해온 법인 ‘야쿤코리아’도 종속기업인 청오엔에프에 합병시켰다. 도미노피자 측은 야쿤을 종료한 정확한 시점과 배경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 ‘법인명까지 바꿨는데’… 도미노의 불안한 미래

도미노피자가 새 먹거리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건 이 뿐만이 아니다. 면 전문점 ‘씨젠’도 원할한 운영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씨젠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알려진 ‘청오에프에스’ 역시 정리 수순에 들어간 야쿤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청오엔에프에 합병됐다는 이유에서다. 도미노피자 측은 씨젠의 존속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갑질 이슈에 휘말리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 가운데서도 도미노피자는 승승장구를 거듭해 왔다. 하지만 성장세가 예전에 비해 크게 꺾인 실정이다. 최근 3년 사이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8%에서 4%로 절반 가량 감소됐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기로 한 듯 도미노피자는 법인명 변경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첫 실험격이었던 브랜드들이 연거푸 쓴 맛을 보게 되면서 도미노피자가 계속해서 업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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