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규모 국내 최대 취업박람회인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24일 문을 열었다. 사진은 개회식에 참석한 허인 KB국민은행장(맨 왼쪽)과 KB국민은행 홍보모델 김연아(왼쪽에서 세번째). <시사위크>

[시사위크|코엑스=현우진 기자] 24일 오전, 서울 코엑스 3층에는 평소보다 몇 배나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단일규모 국내 최대 취업박람회인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3만명 이상의 구직자가 참가할 것이라는 KB국민은행 측의 말처럼, 박람회장에는 각양각색의 구직자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번 ‘2018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는 ‘KB굿잡’의 이름을 달고 개최되는 13번째 취업박람회다. 지난 7년간 ‘KB굿잡 취업박람회’는 누적 방문자 21만명에게 총 5만4,000개의 일자리 정보를 제공했으며, 그 결과로 약 1만4,00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개회식에서 앞으로도 취업지원 규모를 더 늘려나가겠다고 공약하며 “KB국민은행이 차별화된 일자리 창출 지원을 통해 ‘국민의 평생금융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나이도 신분도 모두 다르지만 취직 열기는 같아

박람회장에 들어선 기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군복. 군모를 푹 눌러쓴 병사들부터 부사관·장교들까지 다양한 계급의 육·해·공군·해병대 장병들이 전역 후의 삶을 설계하기 위해 회장을 찾았다. 이들 전역예정 장병들이 평일 열린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은 국방부와 국가보훈처, 국방전직교육원 등이 KB국민은행과 함께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역을 한 달 남겨뒀다는 이상진 병장(공군)은 “전역 후 바로 취업을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이번 취업박람회를 계기로 (진로를) 정하고 싶다”고 취업박람회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고등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박람회장 이곳저곳을 누볐다. 졸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특성화고/마이스터(meister)고 재학생들도 이번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채용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천안상업고등학교에서 금융 수업을 듣고 있다는 원진(18)양은 “자격증 취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인사담당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았다”며 박람회가 취업준비에 도움이 됐다는 의견을 전했다.

KB국민은행과 다수 기관들이 취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공간. <시사위크>

보다 긴장감 넘쳤던 얼굴로 박람회장을 찾은 사람들도 있다. 구직이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닌 취업준비생들이다. 이날 정장을 갖춰 입고 박람회를 찾은 나빈(26) 씨는 “우수기업들이 많이 모였다고 해서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왔다. 가능하면 바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인사담당자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대해선 “회사에 필요한 인재상을 주로 여쭤봤다. 회사가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이 되는지, 채용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도 궁금했다”고 답했다.

◇ 취업 스트레스 잠시 잊고 축제 분위기도

취업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반면 박람회장의 분위기는 상당히 밝았다. 회장 곳곳에서 다양한 컨설팅·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최자인 KB국민은행은 물론 한국고용정보원과 제대군인지원센터 등 박람회를 주관한 기관들도 부스를 내고 취업 컨설팅을 진행했다. 국방부 부스에서는 이날 박람회장을 대거 찾은 전역예정 장병들뿐 아니라 군무원 모집에 관심을 보이는 일반인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박람회장 한편에 마련된 휴게존에서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이벤트들이 준비돼있었다. <시사위크>

한편 박람회장 한 편에 조성된 휴게존에는 룰렛 이벤트와 커피 무료제공, 직업심리검사 등 참석자들의 흥미를 집중시킨 다양한 이벤트 코너들이 마련됐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즉석에서 무료로 이력서사진을 찍을 수 있는 미니사진관. 일반 업체에서 이력서용 사진을 촬영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예약자 명부에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타로카드로 취업운세를 점칠 수 있는 ‘취업타로’ 부스 앞에도 잠시 분위기를 전환하고 싶은 취업준비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 기업도 관심사 맞는 구직자 찾을 기회

취업박람회는 기업들에게도 열정 있는 인재를 찾을 기회다. 사진은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스타트업 기업들을 만날 수 있는 E구역. <시사위크>

한편 구직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들도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직무설명과 취업상담, 때로는 즉석면접까지 진행하며 제각기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는 기업 특성에 따라 KB우수기업 채용관(A구역)부터 스타트업인재 채용관(E구역)까지, 총 212개 기업들을 5구역으로 구분해 배치했다.

가상현실(VR) 관련 하드웨어와 컨텐츠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애틱팹’ 관계자는 이번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이유에 대해 “(회사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 인재를 찾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사에 대해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복리후생 등의 혜택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같이 일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자연스레 바라는 인재상 역시 VR 분야에 대한 관심과 학습 열망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알아가면서 성장하고 싶다면 스타트업에 지원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는 것이 취업준비생들에 대한 그의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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