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셀틱스가 클리블랜드를 시리즈 전적 3대2로 밀어붙였다. 사진은 24일 열린 5차전에서 24득점을 올린 제이슨 테이텀.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보스턴 셀틱스가 8년 만의 파이널 진출을 눈앞에 뒀다. 24일(한국시각) 열린 동부 컨퍼런스 결승 5차전에서 클리블랜드를 물리치고 시리즈를 3대2로 리드했다. 남은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잡으면 보스턴은 폴 피어스와 케빈 가넷, 레이 앨런의 빅3 시대 이후 처음으로 동부지구의 대표자 자격을 얻게 된다.

컨퍼런스 결승 무대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우세하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았다. 두 팀이 선수단에게 지출하는 돈의 액수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선수들의 연봉을 모두 합하면 1억3,736만달러로 NBA 30개 구단 중 1위, 연봉상한선을 넘어서는 지출에 대해 구단이 지불하는 ‘사치세’는 골든 스테이트에 이은 리그 2위다. 부상으로 연봉 값을 못하고 있는 선수도 없으며,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래리 낸스 주니어(연봉 147만달러) 정도를 제외하면 연봉 상위 선수들이 대부분의 출전시간을 가져가고 있다.

보스턴이 이번 시즌 선수들에게 지급한 연봉은 총 1억1,508만달러(리그 9위). 그러나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을 제외하면 실제로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받는 연봉은 이보다 훨씬 적다. 보스턴 선수단 중 가장 많은 2,972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고든 헤이우드는 작년 10월 열린 개막전에서 단 5분밖에 뛰지 못하고 불의의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또한 세 번째로 많은 연봉(1,886만달러)을 받는 카이리 어빙도 부상으로 3월 초부터 경기를 뛰지 못하는 중이다. 말하자면 보스턴은 현재 차포를 떼고 승부에 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액연봉자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은 스무 살의 제이슨 테이텀과 스물 한 살의 제일런 브라운이다. 둘의 몸값을 합해도 1,000만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이들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기록하고 있는 평균득점은 합계 36점에 달한다. 보스턴의 플레이오프 17경기 평균 득점이 103점이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팀 득점의 3분의 1 이상을 두 선수가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제이슨 테이텀의 경우 이번 시즌에 데뷔한 신인임에도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용병술도 셀틱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원동력 중 하나다. 스티븐스 감독은 만 41세의 젊은 나이에 NBA 코치 경험도 5년차에 불과하지만, 대학리그에서 약체 버틀러대학을 2년 연속으로 결승전에 진출시켰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던 인물이다. 보스턴에 부임한 후에는 끈끈한 수비라는 보스턴의 본래 색깔을 재주입하며 시즌 초의 저평가를 이겨냈다. 오죽하면 헤이우드와 어빙이 없는 셀틱스의 1옵션은 스티븐스 감독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년 동안 플레이오프에 6번 진출한 보스턴 셀틱스는 이 중 4번을 르브론 제임스의 팀에게 무릎 꿇었다. 보스턴은 한국시각 26일 오전 9시 30분에 열리는 동부지구 결승 6차전에서 숙적을 쓰러트리기 위한 다섯 번째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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