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평균 25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던 드마커스 커즌스가 골든 스테이트로 이적한다. 1년 530만달러 계약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골든 스테이트가 레이커스로 넘어갔던 여름 이적시장의 주인공 자리를 단 하루 만에 탈환했다. 한국시각 3일 오전 9시 30분경, ESPN 등 다수 매체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드마커스 커즌스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규모는 1년 530만달러. 올해 1월 불의의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48경기에서 25.2득점과 12.9리바운드, 5.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바로 그 센터의 몸값이 맞다.

올해 여름 다른 빅맨들이 맺은 계약을 살펴보면 골든 스테이트가 커즌스를 얼마나 헐값에 잡았는지 알 수 있다. 12.3득점·7.2리바운드의 데릭 페이버스가 2년 3,600만달러, 16.1득점·8.0리바운드의 줄리어스 랜들이 2년 1,800만달러다. 성적으로든 이름값으로든 커즌스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선수들이다.

커즌스의 지난 해 연봉은 1,695만달러. 올해 제대로 된 계약을 맺었을 경우 최소 2,000만달러에서 3,000만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다. 아무리 아킬레스건 부상의 여파로 맥스 계약이 어렵다 하더라도 1년 530만달러의 계약은 어불성설이다.

골든 스테이트 구단의, 그리고 밥 마이어스 단장의 목표는 명확하다. 베이 에어리어에 오래도록 계속될 왕조를 건설하는 것이다. 드마커스 커즌스의 목표도 분명하다. 자신의 부상에 대한 NBA 구단들의 의심을 해소하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에서 뛰는 것이다. 심지어 골든 스테이트는 커즌스가 부상에서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 줄 여유도 있다. 서로가 서로를 완벽하게 원한 계약인 셈이다.

위험부담도 없다. 커즌스는 2019년에 우승컵을 거머쥔 후 다른 팀과 맥스 계약을 맺으면 된다. 설령 커즌스의 회복이 더디더라도 골든 스테이트 입장에서는 로스터 한 자리, 530만달러만 버린 셈이다. 여차하면 다시 한 번 단기계약을 맺어 1년을 더 기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제한된 캡 스페이스 속에서 머리를 짜내며, 때로는 사치세까지 물어가며 선수를 수급해온 다른 29개 팀은 이 소식에 충격과 허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좋은 선수가 제 발로 찾아온다는 것은 분명 승자의 특권이다. 강팀에는 언제나 돈 대신 명예를 좇는 베테랑 플레이어들이 있었다. 그러나 골든 스테이트는 그 정도가 심하다. 지난 해 29살의 케빈 듀란트를 950만달러 할인해 사용했던 골든 스테이트는 내년엔 27살의 드마커스 커즌스를 530만달러로 쓸 수 있다.

이미 사치세를 물고 있던 골든 스테이트는 커즌스를 영입하기 위해 미드 레벨 익셉션(MLE) 조항을 활용했다. MLE는 샐러리 캡을 넘어선 구단이 선수와 ‘리그 평균 수준의 연봉’으로 계약하는 것을 허용하는 예외규정이다. 본래 커즌스와 같은 스타플레이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워리어스와 커즌스의 이번 계약이 편법이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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