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좋아하는 LOL 선수와 만나 농구공에 사인해주는 고든 헤이워드(왼쪽). <라이엇 공식 유튜브>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낚시와 와인, 파티를 즐겼던 옛날 선수들과 달리, 요즘 NBA 선수들의 취미는 보다 신세대적이다. 코트 위에선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프로선수지만 코트 밖에선 평범한 20대 청년인 이들은 경기가 없는 날이면 한가롭게 컴퓨터 게임을 즐기곤 한다. 몇몇 선수들은 게임을 팬들과 소통하는 도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NBA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머는 누가 뭐래도 고든 헤이워드다. 어렸을 때부터 스타크래프트와 헤일로, 콜 오브 듀티 등 다양한 게임을 즐겼다는 헤이워드의 장기는 한국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통칭 ‘LOL’이다.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헤이워드는 개인방송 플랫폼 ‘트위치’를 통해 자신이 LOL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직접 방송하기도 한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를 만나기 위해 북미 프로 LOL게임단 커스 게이밍(현 팀 리퀴드)의 숙소를 직접 찾아간 적도 있다.

헤이워드가 자신의 NBA 첫 시즌을 보냈던 2011년, ESPN은 헤이워드를 초대해 그의 게임 인생에 대한 진지한 인터뷰를 나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그의 LOL 티어는 플래티넘이며, 최고기록은 다이아5다. 그가 매일같이 경기장과 체육관을 왕복해야 하는 NBA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기록이다.

스티븐 아담스는 자신의 SNS 계정에 FPS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자주 올린다. 왼쪽은 북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한 모습. 오른쪽은 배틀 그라운드를 즐기기 위해 한국의 PC방을 찾은 날 올린 사진이다. <트위터/인스타그램>

만 22세의 나이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주전 센터가 된 칼 앤써니 타운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포트나이트의 광팬이다. 경기가 없는 날이면 새벽까지 타운스의 계정이 접속해있다는 정보가 현지 커뮤니티에 떠다닐 정도다.

북미 지역에서 포트나이트의 인기가 워낙 높은 만큼 타운스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앤드류 위긴스(미네소타)와 안드레 드러먼드(디트로이트)가 대표적이며, LA 레이커스의 조쉬 하트는 NBA 경기에서 포트나이트 캐릭터가 그려진 농구화를 신고 뛰기도 했다. 폴 조지는 지난 6월 13일(현지시각) 열린 포트나이트 자선대회에 참가해 프로게이머와 함께 게임을 즐겼다.

한편 오클라호마시티의 센터 스티븐 아담스는 포트나이트와 배틀 그라운드를 모두 섭렵한 ‘FPS의 고수’다. 지난달 한국을 깜짝 방문한 아담스는 경복궁과 민속촌을 둘러본 후 곧장 PC방을 찾았으며, 친구와 함께 배틀 그라운드를 즐기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한국 플레이어들이 너무 잘해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불평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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