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지만, 그의 전 경쟁자는 물론 아내까지도 르브론의 손을 들어줬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르브론 제임스는 NBA의 그 누구보다도 정치적인 이미지가 강한 선수다. 자신의 팀에서 언제나 리더 역할을 맡아왔다는 점과 선수로서 그가 내린 수많은 결정들, 그리고 흑인인권에 대한 공개발언을 꺼리지 않아왔다는 점이 그에 대한 복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런 그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뉴스란을 달궜다.

발단은 르브론이 자신의 고향 오하이오 애크론에 세운 초등학교였다.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이어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한 자선학교며, 모든 수업료와 운영비는 르브론의 사유재산으로 충당된다.

르브론은 지난 3일(현지시각) 자신이 자선학교를 설립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가진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대통령이 국민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스포츠를 이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한편 이에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CNN이 르브론을 똑똑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쉽지 않은 일이다”고 트윗함으로서 반격했다.

NBA는 미국의 주요 스포츠리그 가운데 가장 민주당 성향이 짙은 곳으로 뽑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의혹을 받을 때마다 르브론과 케빈 듀란트, 스테판 커리, 그렉 포포비치 등 많은 선수와 감독들이 그에 맞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NBA 선수들 뿐 아니라 정계의 유명인사들까지 르브론을 지지하고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그(르브론)와 같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하다”고 밝힌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조차도 대변인을 통해 “제임스가 다음 세대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르브론과 CNN의 인터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질문이 나왔다. 사회자 돈 레몬이 향후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르브론은 우선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가 “잘 모르겠다”로 말을 바꿨다. 레논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설 만한 적수가 없고, 당신이 나서지 않는다면 그의 재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을 가정하자 “그렇다면 아마 출마할 것이다”고 답변했다.

물론 이는 말 그대로 가정일 뿐이며, 르브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2020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없다. 정치 경험이 아예 없다는 점과 마흔도 되지 않은 나이는 둘째 치고서라도 당장 LA 레이커스와 맺은 4년 계약이 2021년까지 유효하다. 다만 르브론의 은퇴 후 행보에 대한 관심만은 이번 사태로 더 높아진 듯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