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 최연소 의원으로서 8.25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은진 기자]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의 초선의원이자 최연소(41세) 의원이다. 8·25 전당대회에 출마한 유일한 영남권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청년최고위원 제도는 없어졌지만, 청년 국회의원으로서 지도부에 입성해 청년 당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각오다. 같은 초선의원이자 청년이기도 한 박주민 의원(45세)과의 경쟁구도에 대해서는 “박 의원과 같이 최고위원회에 진입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 당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인으로서의 ‘터닝 포인트’는 ‘법무법인 부산’에서 변호사 실무수습을 받을 때였다. ‘법무법인 부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몸담았던 곳이다. 김 의원이 변호사 실무수습을 하는 동안 문 대통령은 당시 야인으로서 저서인 <운명>을 집필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집필을 위해 사무실에 자주 들렀던 문 대통령을 접하며 민주당의 가치와 이념에 대해 공감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다 2014년, 지방선거 때 구청장 후보도 제대로 내지 못했던 험지 중의 험지인 부산 연제구에서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리고 20대 총선에서 당내 최연소 의원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부산 연제구 주민들은 김 의원을 ‘두발로 의원’이라고 부른다. 당선되기 위해 김 의원은 몸으로 부딪쳤다. 어느 비 오는 날에는 10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지역민들에게 출퇴근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연제구가 생기고 야당에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전당대회 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두발로’ 의원답게 그는 이번에도 발로 뛸 생각이다. 인터뷰를 위해 밝은 색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 입은 김 의원의 신발은 투박한 검정 운동화였다.

부산 연제구 주민들은 김 의원을 ‘두발로 의원’이라고 부른다. 당선되기 위해 김 의원은 몸으로 부딪쳤다. <김경희 기자>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 초선의원으로서 전반기 국회를 보냈다. 후반기 국회에 입문하는 각오는.

“원외지역위원장을 맡으면서 현실정치에 입문했다. 어린 시절도 그랬고 학창시절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겪어본 사람이 공감을 하기 쉽지 않나. 부모재력이 자녀의 학력과 소득으로 대물림되고 있는 불공정한 현실을 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후반기 국회에서 교육위원회를 희망한 이유도 이것이다.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실패하더라도 재기하고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지금 사회는 성실하게 땀 흘린 사람들이 보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다. 땀 흘린 만큼 보상을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 전당대회 슬로건으로 ‘청년대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이들은 ‘올드보이’로 불리고 있는데.

“당 대표에겐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개혁의지를 갖는 것도 필요하고 한편으로는 경륜을 바탕으로 당내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는 부분도 중요하다. 특히 최고위원회는 노장청(老壯靑)의 조화가 필요하다. 꼭 생물학적 나이로 해서 구분할 건 아니다. 후보가 얼마나 시대적 가치를 잘 구현할 수 있는지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 당 대표에 비해 최고위원 후보군은 초재선이 많아 지도부가 구성되면 선수 차이를 극복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따로) 있는 이유는 협력할 것은 협력하되 필요할 때는 최고위원이 (대표를) 견제하라는 의미가 아니겠나. 당에서 해야 할 여러 현안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고 보완하는 관계여야 한다. 특히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전 초선의원이지만 가장 젊은 의원으로서 청년의 시각을 담을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저를 제외한) 최고위원 후보 7분이 모두 서울·경기지역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영남권 국회의원은 저 뿐이다. 지방자치분권 정치적인 면에서 볼 때 그런 목소리가 필요하다.”

- 하지만 민주당의 당원비율을 살펴보면 영남권이 가장 낮다.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우리 당과 대통령 지지율을 보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민생입법·개혁입법 성과가 안 나오는 건 국회 의석수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다음 총선에서는 안정적인 의석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열세지역인 영남권에서 약진을 해야 한다. 지금 영남권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심상찮은 분위기다. 누군가 영남권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지율을 지켜내고 견인할 만한 최고위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남지역 당원들은 물론이고 영남이 아니더라도 우리 당을 대승적 차원에서 아끼시는 분들은 이 부분에 대해 공감을 하신다. ‘영남 최고위원 한 명은 있어야지’라고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 영남의 당원 비율이 낮긴 하지만, 필요성이 확실하고 명분이 분명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고 본다. 당원들이 전략적인 판단을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 차기 지도부에게는 총선 공천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텐데.

“마치 차기 지도부가 총선 공천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것처럼 얘기가 자꾸 나온다. 하지만 거기엔 동의를 안 한다. 이미 경선방식이 정착이 됐다. 20대 총선 때도 경합지역에서 경선을 안 한 데가 거의 없을텐데…. 물론 컷오프나 공천 탈락한 분들은 있었다. 하지만 경선방식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밖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지도부가 공천에 개입할 여지는 크지 않다.

물론 정당에서 모든 지역을 다 경선으로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정치약자가 설 공간이 없다. 필요에 따라 약자인 정치신인이나 청년, 여성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경선이기 때문에 룰(규칙)을 빨리 확정하는 게 중요하다. 룰을 미리 공표하고 그것만 지키면 되니까. (차기 지도부가 출범하면) 빨리 확정할 것으로 본다.”

‘두발로’ 의원답게 그는 이번에도 발로 뛸 생각이다. 인터뷰를 위해 밝은 색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 입은 김 의원의 신발은 투박한 검정 운동화였다. <김경희 기자>

- 이른바 ‘개혁입법연대’에 자유한국당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보나.

“원칙적으로는 민생입법·개혁입법에 대해서 뜻을 함께 하는 세력과는 협치할 수 있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는 한국당의 경우 민생입법·개혁입법에 동참할 의사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물론 특정 정당을 구체적으로 찍어서 하기보다는 개별 의원들마다 또 입장이 다를 수 있다. 민생입법·개혁입법을 함께 할 의지가 있다면 할 수 있다고 본다.”

- ‘선거제도개혁연대’ 이야기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데.

“일단 지금의 선거제도는 민의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는 제도다. 민의를 좀 더 반영하는 쪽으로 개혁하자는 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 현 제도대로 선거를 치러도 유리한 위치에 있는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선거제도라는 게 특정정당의 선거 유불리를 따져서 될 것은 아니다. 국가 전체적으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민의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바꾸는 게 맞다.”

- 시도당대의원대회를 다니며 보고 들은 당원들의 민심은 어땠나.

“민생문제 해결해달라는 게 1번이다. 그 다음은 당원들 의사를 잘 반영해주고 (당원)권리를 확대해달라는 얘기가 많다. 또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띄워 달라,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열심히 해달라, 다음 총선 승리를 이끌어서 다음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게 기틀을 닦아 달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신다.”

- 박주민 의원도 ‘청년’으로 분류된다. 지지층이 겹치지 않을까.

“솔직히 말하면 박주민 의원이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 (웃음) 박 의원과 제가 최고위원회에 같이 진입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 당에 활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당에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우리 둘이 최후의 ‘스토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당원과 국민께 한 말씀 해달라.

“청년문제가 심각하다. 우리 중앙당에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우리 당 입장에서도 청년지지율을 가져올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당 최연소 의원으로서 전국청년위원장을 했던 제가 청년 대표성이 있다고 본다. 또 우리 당 약진을 위해서는 영남권에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영남에 지역구를 둔 유일한 후보로서 영남 지지율을 반드시 지켜내고 다음 총선 때 영남권 약진에 선봉장이 되도록 하겠다. 젊은 초선의원이지만 당 대표와 협력할 것은 하고 필요한 경우 할 말은 하겠다. 2년 임기 동안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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