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98센티미터의 포인트가드 샤이 길져스-알렉산더가 LA 클리퍼스에서 NBA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2미터를 넘는 키로 코트를 누비며 패스를 뿌렸던 매직 존슨과 페니 하더웨이는 ‘장신 포인트가드’의 대명사다. 포인트가드는 일반적으로 농구에서 키가 가장 작은 선수들이 맡는 포지션이지만, 때때로 키가 훌쩍 큰 선수들이 공을 잡고 공격을 진두지휘할 때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매직과 페니, 그리고 제이슨 키드를 거쳐 가드 포지션의 대형화가 대세가 된 현재는 훨씬 많은 장신 선수들이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뛰고 있다. 작년 신인드래프트에서는 마켈 펄츠(193센티미터)와 론조 볼(198센티미터)이 나란히 1·2순위로 지명되면서 장신 포인트가드가 리그의 대세가 됐음을 증명했다.

2018년도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장신 포인트가드의 계보를 이을 유망주가 등장했다. 1라운드 11순위로 LA 클리퍼스에 지명된 샤이 길져스-알렉산더가 그 주인공이다. 길져스-알렉산더의 키는 론조 볼과 같은 198센티미터며, 팔 길이(윙스팬)는 211센티미터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큰 키와 긴 팔은 좋은 농구선수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신체조건이다.

길져스-알렉산더가 포인트가드로서 가지는 장점은 키와 팔 길이만이 아니다. 시도횟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켄터키 대학에서 1년을 뛰며 3점 슛 성공률 40.4%를 기록했을 정도로 슈팅 능력이 양호하다. 또한 돌파와 돌파 중 패스라는 두 가지 공격옵션이 모두 가능하며, 여기에 수비력까지 갖춘 팔방미인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81킬로그램에 불과한 몸무게와 부족한 힘 때문에 버티는 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과제로 뽑힌다.

클리퍼스 유니폼을 입은 길져스-알렉산더는 서머리그에서 평균 19득점과 4어시스트를 올리며 합격점을 받았다. 기록보다 빛났던 것은 그가 자신의 큰 키를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상대적으로 작은 상대 수비수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포스트 업 공격을 펼치며 점프 슛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 24일(현지시각) ‘디 애슬래틱’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사이즈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LA 클리퍼스에는 길져스-알렉산더가 NBA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조언을 구할 선배들이 많다. 우선 감독인 닥 리버스가 키 193센티미터의 포인트가드 출신이며, 패트릭 베벌리와 밀로스 테오도시치는 각각 수비와 패스라는 두 분야에서 길져스-알렉산더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는 물론 샤이 길져스-알렉산더가 선발 진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 또한 의미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