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 지노빌리가 28일(현지시각)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샌안토니오에서 16년을 뛰며 4번의 우승을 달성했으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아르헨티나의 농구영웅 마누 지노빌리가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보냈다.

지노빌리는 28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2017/18시즌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농구 인생을 마무리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는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23년 동안 함께해준 가족들, 친구들, 팀 동료와 코치들, 스태프와 팬들 모두에게 감사를 보낸다. 내가 꿈꿨던 것 이상의 여행이었다”는 소감도 함께 밝혔다.

지노빌리가 1977년생, 만 41세의 나이인 만큼 은퇴가 이상하지는 않다. 오히려 지난 시즌 65경기(경기당 20분 출전)를 소화한 것이 대단한 일이다. 다만 한 시즌만 더 뛸 것인지를 놓고 지노빌리와 샌안토니오 구단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1년 더 지노빌리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던 팬들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지노빌리를 설명할 때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창의성’과 ‘테크니션’이 그것이다. 유로리그 출신인 지노빌리가 NBA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많은 의심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플레이스타일을 NBA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발재간으로 수비수를 농락하는 지노빌리의 돌파 방식에는 이제 ‘유로스텝’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NBA 선수라면 누구나 익혀야 할 비기가 됐다. 평균 13.3득점과 3.8개의 어시시트라는 지노빌리의 NBA 커리어 기록만으로 그를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때로는 어이없는 턴오버로, 때로는 잦은 플랍(헐리우드 액션)으로 비판받았지만 지노빌리는 언제나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아르헨티나를 위해 헌신한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스퍼스에서 1,057경기를 뛰는 동안 708경기를 벤치에서 출전했을 정도로 식스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한편, 국가대표 경기에 뛰기 위해서라면 팀과 마찰을 빚는 일도 꺼리지 않았다. 지노빌리는 스퍼스의 유니폼을 입고 네 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며, 2004년 아테나 올림픽에서는 미국을 꺾고 조국 아르헨티나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지금까지도 지노빌리는 아르헨티나에서 국민적인 존경을 받고 있다.

지노빌리의 은퇴로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지난 20년간 이어진 ‘빅3’의 시대를 완전히 끝마쳤다. NBA에서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트리오로 손꼽히는 팀 던컨과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 3인방이 모두 코트를 떠난 것이다. 던컨이 지난 2016년 은퇴를 선언하고, 올해 여름 파커가 샬럿으로 이적한데 이어 지노빌리까지 은퇴하면서 샌안토니오도 세대교체라는 과업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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