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을 좋아하는 칼 앤써니 타운스는 작년 나이키와 함께 드래곤볼 캐릭터가 그려진 신발을 선보였다. 다음 시즌에는 어쩌면 NBA 정식 경기에서 비슷한 신발들을 만나볼 수 있을지 모른다. <칼 앤써니 타운스 트위터>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농구화에 관심 있는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소식이 발표됐다. 올해부터는 NBA 무대에서 훨씬 다채로운 농구화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ESPN은 29일(현지시각) NBA 사무국이 오는 2018/19시즌부터 선수들이 경기 중에 신는 신발 디자인에 대한 모든 제한을 없애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NBA가 ‘신발 자율화’를 도입한 것은 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오랜 기간 동안 NBA는 선수들의 신발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유지해왔다. 선수들은 시합 때 신는 농구화의 51% 이상을 흰색 또는 검은색으로 칠해야 했으며, 홈경기냐 원정경기냐에 따라 팀 컬러를 일정 비율로 섞을 수 있도록 허락받았을 뿐이다. 시합 중에 팀 구분을 보다 명확히 한다는 목적이지만, 선수들이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빼앗아간다는 불만도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규정도 조금씩 완화됐다. 사무국은 2009년에 규정을 다소 완화해 선수들이 신발을 팀 컬러로만 꾸밀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시카고 불스라면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진 신발을, 보스턴 셀틱스라면 녹색으로 디자인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식이다. 한편 2012년에는 마틴 루터 킹 데이(1월 셋째 주 월요일)와 크리스마스 등의 특별한 날, 그리고 결승전에 한해서 ‘색깔 제한’을 무시할 수 있다는 조항이 만들어졌다.

오는 2018/19시즌부터는 농구화의 완전 자율화가 이뤄진다. 자연히 패션 감각이 탁월하기로 유명한 선수들이 어떤 신발을 선보일지 관심도가 높다. 팬들은 이미 선수들이 사석에서, 또는 경기장으로 출근하며 신는 신발에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기대주’는 물론 NBA의 베스트 드레서로 손꼽히는 러셀 웨스트브룩이며, 칼 앤써니 타운스와 론조 볼 같은 어린 선수들도 톡톡 튀는 신발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도구는 극히 제한돼있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머리 모양과 문신 등 손질이 번거로운 것들이다. 반면 농구화는 매일매일 갈아 신을 수 있으며, 유명 스포츠브랜드 기업들로부터 후원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자신의 농구화 모델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은 NBA 경기를 새 신발을 홍보하는 무대로 삼곤 하며, 때로는 신발에 기념하고 싶은 이름이나 날짜를 새겨 넣기도 한다.

한편 작년부터 NBA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는 나이키는 이번 규정변경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ESPN에 따르면 NBA 선수 중 약 3분의2가 나이키 또는 조던 브랜드의 신발을 신으며, 여기에는 르브론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 카이리 어빙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이들이 앞으로 독창적인 신발을 선보일 때마다 나이키의 매상도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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