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가 '원 앤 던' 규정을 폐지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있다. 사진은 원 앤 던 규정을 활용해 고등학교 최고의 선수들을 싹쓸이하기로 악명 높은 존 칼리파리 켄터키대학 감독.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NBA가 원 앤 던 규정을 없애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3,4년 뒤엔 고졸 선수들의 NBA 진출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원 앤 던’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농구선수들이 NBA 신인드래프트에 나올 자격을 얻기 위해선 반드시 대학을 1학년 이상 다녀야 한다는 규정을 말한다. 지난 2005년에 만들어진 이 규정으로 인해 코비 브라이언트와 케빈 가넷, 르브론 제임스와 같은 고졸 출신 스타플레이어들은 더 이상 등장할 수 없게 됐다. 반면 대학리그(NCAA)에서는 원 앤 던 규정을 활용해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한 대학들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스포츠언론사 ‘데드스핀’에 따르면 NBA와 NCAA, 그리고 NBA선수노조는 29일(현지시각) 미국 농구연맹과 주니어 국가대표팀의 새 육성프로그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농구연맹은 현재 고등학교 리그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엘리트 선수들을 선발해 국가대항전을 비롯한 특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새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선발인원이 80명으로 확대되며, NBA는 각 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료진과 트레이너들을 통해 선발된 고등학생 선수들에게 건강관리와 스킬트레이닝을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심지어 선수들의 가족‧보호자들 또한 아들의 진로설정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ESPN에 따르면 NBA 사무국 관계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대학리그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NBA 신인드래프트에는 1‧2라운드를 합해 모두 60명이 참가하는 만큼 80명을 선발하는 농구연맹의 프로그램은 수요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원앤던 규정의 옹호자들은 선수들이 대학에서 팀워크와 전술을 배우고, 더 나아가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대학리그에서 선수가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해선 많은 의문이 있으며, ‘원 앤 던’ 규정이 최고의 재능을 가진 고등학교 선수들이 대학에서 무의미한 1년을 보내게 만든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NCAA가 점점 상업화되면서 어린 선수들이 돈벌이에 이용된다는 비판도 커졌다. 올해 초 터진 부정입학 사건(대학 코치들이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뒷돈을 주고 영입)은 특히 결정적이었다.

아담 실버 NBA 총재는 선수들의 대학리그 강제진출을 규정한 원 앤 던 제도에 꾸준히 불만을 드러내왔다. 농구연맹의 육성프로그램에 대한 NBA의 전폭적인 지원은 더 이상 고등학생 선수들의 프로 진출 구조를 대학에만 맡겨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SPN은 “사무국은 2021년 내지 2022년까지 원 앤 던 규정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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