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 티보듀 미네소타 감독 겸 단장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미네소타의 탐 티보듀 감독이 ‘시카고 불스 시즌2’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감독은 물론 주연배우도 전작과 똑같다.

ESPN은 11일(현지시각) 루올 뎅이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1년 계약을 맺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서 미네소타의 로스터에 등록된 선수 18명 중 시카고 불스에서 뛴 경험이 있던 선수는 모두 여섯 명으로 늘어났다. 루올 뎅과 애런 브룩스, 데릭 로즈, 지미 버틀러, 타지 깁슨, 자말 크로포드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로즈와 버틀러는 2010년대 불스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들이어서, 현재 미네소타의 선수구성은 시카고의 향기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이 중 자말 크로포드를 제외한 다섯 선수는 탐 티보듀 미네소타 감독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시카고 불스를 지휘하던 때 그의 밑에서 뛴 선수들이다. 팬들이 팀버울브스와 불스를 합성한 ‘팀버불스’라는 이름으로 미네소타를 부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티보듀 감독은 미네소타의 감독뿐 아니라 단장 직도 겸하고 있으며, 자신이 지도했던 불스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티보듀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그가 벤치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잘 주지 않으며, 주전 선수들을 지나치게 혹사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7/18시즌 출전시간 상위 15위 내에 미네소타 선수들이 세 명이나 포함돼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지나치게 긴 출전시간이 부상 위험을 높인다는 것, 그리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체력 문제로 선수들이 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티보듀 감독을 항상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그러나 ‘혹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티보듀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이 계속해서 그와 재결합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선수들의 인터뷰로만 판단한다면 NBA 30개 팀의 감독들 가운데 티보듀만큼 선수들로부터 인정받는 감독도 몇 없다. 칼 앤써니 타운스가 지난 1월 동료 선수의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그건 우리가 (티보듀 감독의) 게임 플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시카고에서, 또는 미네소타에서 티보듀와 함께한 선수들이 왜 그를 존경하는지는 지미 버틀러가 작년 10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잘 드러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티보듀는 미네소타의 어떤 선수들보다도 체육관에 가장 먼저 나오며 늦게까지 남아있는 인물이다. 당시 버틀러는 “나는 그보다 빨리 체육관에 나오려고 새벽 6시에, 그 다음에는 5시 45분에 출근했지만 티보듀는 언제나 나보다 빨랐다. 한 번은 아예 밤늦게 슛 연습을 하러 체육관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도 티보듀의 차는 체육관 주차장에 주차돼있었다”며 자신의 감독에게 경의를 표했다.

미네소타에서 뛰고 있는 시카고 출신 선수들 대부분이 티보듀 감독의 지휘 하에서 자신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데릭 로즈는 티보듀와 함께 최연소 MVP(2011년)를, 지미 버틀러는 기량발전상(2015년)을 수상했다. 미네소타가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뉴스가 끊임없이 나도는 조아킴 노아(시카고 불스) 역시 2014년에 자신의 유일한 올해의 수비수 상과 NBA 퍼스트 팀을 수상했다. 모두 드리블하는 방법 하나하나까지도 꼼꼼히 살피는 것으로 유명한 티보듀 감독의 코칭이 빛을 발한 사례들이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지난 시즌 14년 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티보듀가 감독으로 선임된 지 2년 만에 낸 성과다. 티보듀의 리더십과 전술을 두고 일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지만 현재 그의 입지는 확고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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