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가장 적은 팀사구를 기록해온 kt 위즈는 올 시즌에도 팀사구 최하위를 사실상 확정해둔 상태다. /뉴시스
3년 연속 가장 적은 팀사구를 기록해온 kt 위즈는 올 시즌에도 팀사구 최하위를 사실상 확정해둔 상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투수가 던진 공이 포수 미트가 아닌 타자의 몸으로 향하는 것을 ‘몸에 맞는 볼(사구, 死球)’이라고 한다. 사구는 결정적인 밀어내기 점수 또는 투수의 퇴장으로 이어지거나 격렬한 벤치클리어링 또는 훈훈한 화해의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위험한 부위로 강속구가 향해 부상을 낳는 안타까운 경우도 적지 않다. 어쨌든, 사구는 여러모로 야구의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라 할 수 있다.

투수입장에서 사구가 많은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 제구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타자입장에선 사구가 많은 것이 부정적이기 보다는 긍정적인 평가요인이 되곤 한다. 타자성향 등 사구에 작용하는 요소가 많긴 하나, 적어도 선구안과 타격기술이 좋은 까다로운 타자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상의 위험과 아픔이 동반되긴 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kt 위즈의 행보는 무척 흥미롭다. 1군 무대에 진입한 2015년 이후 3년 연속 ‘최소 팀사구’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가장 적은 사구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kt 위즈는 현재 44개의 사구로 압도적 꼴찌를 달리고 있다. 선두 SK 와이번스(111개)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9위 LG 트윈스(68개)와의 차이도 상당하다.

kt 위즈에서 올 시즌 한 번이라도 사구를 기록한 타자는 13명. 이 역시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가장 적은 숫자에 해당한다. 그나마 삼성 라이온즈는 러프(17개)와 강민호(13개)가 적잖은 사구를 기록했다. 하지만 kt 위즈는 박경수의 9개가 팀내 사구 1위다.

이는 다른 팀 투수들이 kt 위즈의 타선을 비교적 수월하게 상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4년 연속 ‘팀사구 꼴찌’가 임박했다는 점은 kt 위즈의 아쉬운 행보와 떨어뜨려놓고 볼 수 없다. 이 기간 kt 위즈는 3년 연속 리그 순위 꼴찌를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마지막까지 치열한 꼴찌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t 위즈에겐 좀 더 강해지기 위한 아픔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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