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7경기서 1패 뿐… 맨유 보다 앞선 9위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뒤 울버햄튼 선수들과 팬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AP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뒤 울버햄튼 선수들과 팬들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최고의 선수와 팀들이 모여 있는 유럽에서도 EPL은 가장 치열한 리그로 꼽힌다. 특정 팀이 우승컵을 독점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 뿐 아니라, 매년 순위가 크게 요동치곤 한다. 중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의 발목을 잡는 일도 다른 리그에 비해 자주 목격되는 편이다.

특히 승격팀의 돌풍은 EPL을 매년 더 흥미롭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2부리그에서 새롭게 합류한 팀은 대부분 첫 시즌 ‘잔류’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잔류를 넘어 리그의 판을 흔드는 돌풍을 일으키는 일이 적지 않다.

올 시즌 초반 가장 돋보이는 승격팀은 단연 울버햄튼이다. 우리에겐 설기현이 잠시 몸담았던 구단이자,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상대팀으로 만나 좋은 활약을 펼쳤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울버햄튼은 현재까지 치러진 7경기에서 3승 3무 1패 승점 12점으로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맨유보다 한 계단 높은 순위다. 벌써 3승을 챙긴 반면, 1패 밖에 당하지 않았다.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에 이어 가장 패가 적다.

이 같은 성적은 결코 만만치 않았던 일정 속에서 나온 결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개막전부터 EPL에서 잔뼈가 굵은 에버튼을 만나 2대2 무승부를 거두더니 3라운드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1대1 무승부를 거두는 파격을 일으켰다. 9월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보인 웨스트햄을 꺾고 첫 승을 챙겼고, 이후 지난 시즌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번리까지 제압하고 2연승을 달렸다. 이어 맨유를 만나 또 한 번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더니 EPL의 복병 사우스햄튼을 2대0으로 꺾으며 기세를 높였다. 9월 4경기 성적이 3승 1무다.

울버햄튼이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결은 우선 탄탄한 수비에 있다. 7경기에서 단 6실점만 허용하며 최소 실점 4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8골을 기록 중인 공격은 다소 위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꼭 필요할 때 나오는 득점이 강호를 상대로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초반 흐름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리란 보장은 없다. 아직 30경기 넘게 남았기 때문이다. 다만, 1차 목표인 ‘생존’을 향해 긍정적인 분위기와 여건이 형성되고 있는 점은 분명 사실이다.

2011-12시즌을 꼴찌로 마무리하며 EPL을 떠났던 울버햄튼. 7년 만에 돌아온 그들이 일으키고 있는 돌풍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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