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23득점(팀 내 최다)을 올리며 승리를 이끈 제이슨 테이텀(오른쪽). /뉴시스‧AP
필라델피아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23득점(팀 내 최다)을 올리며 승리를 이끈 제이슨 테이텀(오른쪽).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보스턴 셀틱스가 NBA 시즌 개막전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게 완승을 거뒀다. 승리의 주역은 팀에서 가장 어린 제이슨 테이텀이었다.

결과 자체는 105대 87로 보스턴의 완승이었지만, 경기 중 필라델피아가 흐름을 뒤집을 기회도 수차례 있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보스턴 선수들이 아직 시합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카이리 어빙이 슛 14개를 던져 2개만을 성공시키는 극도의 부진에 빠졌고, 1년 만에 코트를 밟은 고든 헤이워드도 슛 성공률이 33%에 그쳤다.

중심을 잡아준 것은 테이텀이었다. 단 29분만 뛰면서 23득점 9리바운드를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3점 슛 성공률(5개 시도‧1개 성공)은 다소 아쉬웠지만, 반대로 미드레인지에서는 필라델피아가 추격할 때마다 높은 적중률로 슛을 꽂아 넣는 모습을 보여줬다.

백미는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터트린 점퍼였다. 필라델피아 수비의 핵심이자 자신보다 10센티미터가 더 큰 조엘 엠비드를 앞에 두고 크로스오버 드리블을 하던 테이텀은 공격제한시간을 3초 남기고 20피트 지역에서 점프 슛을 던졌다. 평소보다 훨씬 높은 각도로 날아간 농구공은 백보드를 맞고 림에 걸린 그물망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2분여간 94점에서 멈춰있던 보스턴의 점수가 다시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마지막까지 손을 뻗어 슛을 저지하려던 엠비드는 슛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자 고개를 숙였고, 테이텀은 평소 친분이 있던 엠비드에게 윙크를 보내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테이텀은 이날 경기 종료 50여초를 남겨두고 교체됐다. 그가 TD가든에 모인 홈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배려였다.

이제 막 NBA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맞은 테이텀에겐 아직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그러나 그의 플레이에서는 마치 12년을 뛴 선수처럼 보이게 만드는 관록이 묻어난다. 오프시즌 동안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훈련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는 테이텀에게 보스턴 팬들은 그가 ‘녹색 옷을 입은 코비’가 돼 달라는 기대를 보내고 있다. 두 선수는 생김새도 포지션도 다르지만, 미드레인지 슈팅과 승부처의 집중력, 그리고 농구에 대한 열의는 닮아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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