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다짐을 벌인 크리스 폴(가장 왼쪽)과 라존 론도, 브랜든 잉그램을 말리는 다른 선수들의 모습. 카멜로 앤써니(가장 오른쪽, 등번호 7번)가 랜스 스티븐슨에게 가려진 잉그램을 붙잡고 있다. /뉴시스·AP
주먹다짐을 벌인 크리스 폴(가장 왼쪽)과 라존 론도, 브랜든 잉그램을 말리는 다른 선수들의 모습. 카멜로 앤써니(가장 오른쪽, 등번호 7번)가 랜스 스티븐슨에게 가려진 잉그램을 붙잡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코트 위에서 주먹다짐을 벌였던 세 선수가 나란히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NBA 사무국은 21(현지시각) 휴스턴 로켓츠의 크리스 폴에게 2경기 출장정지, LA 레이커스의 라존 론도에게 3경기 출전정지 조치를 내렸다. 역시 LA 레이커스 선수인 브랜든 잉그램은 4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원인은 20(현지시각) 열린 두 팀의 경기에서 벌어진 난투극이다.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겨두고 휴스턴이 124115로 앞서가던 시점, 브랜든 잉그램은 제임스 하든의 돌파를 막다가 그와 부딪혀 나가떨어졌다. 처음엔 하든의 공격자파울이라 생각했던 잉그램은 심판이 자신의 파울을 지적하자 얼굴을 찡그렸고, ‘앤드 원(득점이 인정되고 반칙으로 인한 자유투도 얻는 것)’을 주장하던 하든을 신경질적으로 밀쳐냈다.

당초 이 사건은 잉그램이 플래그런트1 파울(고의성이 짙은 반칙)을 받고 끝날 일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크리스 폴과 라존 론도가 코트 한편에서 설전을 벌이다가 그만 이성을 잃고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날린 것이다. 하프코트 너머에서 분을 삭이던 잉그램은 폴과 론도를 발견하자마자 재빨리 달려가 폴을 향해 주먹을 내뻗었다.

세 선수는 즉시 퇴장됐으며, 사무국은 하루 뒤 징계조치 내역을 발표했다. 크리스 폴은 세 선수 중 가장 약한 처분(2경기 출전정지)을 받았다. “론도가 내게 침을 뱉었다는 그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 정상참작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침을 맞은 이후 론도의 눈을 긁어 상처를 낸 것, 그리고 두어 차례 주먹을 날린 것 때문에 징계는 불가피했다.

라존 론도는 폴에게 침을 뱉고 싸움을 벌인 것 때문에 3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폴과 펀치를 주고받았음에도 더 무거운 징계를 받은 것은 그가 먼저 침을 뱉음으로서 사건을 키웠다는 인과관계가 고려된 결과다.

브랜든 잉그램(4경기 출전정지)은 휴스턴과 레이커스가 물리적 충돌을 빚은 최초 원인제공자였을 뿐 아니라 론도와 다투던 폴을 노린 비신사적 행동으로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았다. 다만 당초 예상됐던 것에 비해선 징계 수위가 다소 낮은 편이다. 미국 농구협회의 키키 반더웨이 부사장은 ESPN과의 21(현지시각) 인터뷰에서 폴을 노린 잉그램의 펀치가 빗나간 것이 컸다제대로 맞았다면 징계는 훨씬 무거워졌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시즌 스타트가 그리 좋지 못한 두 팀에게 주축 선수들의 출전정지 조치는 치명적이다. 휴스턴 로켓츠는 폴이 징계로 결장한 21(현지시각) LA 클리퍼스와의 경기에서 112115로 석패했다. LA 레이커스는 홈구장에서 열렸던 20(현지시각) 경기를 휴스턴에게 내줬으며, 앞으로 3, 4경기를 론도와 잉그램 없이 더 치러야 한다. 특히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맞붙는 두 번의 경기에서 브랜든 잉그램이 모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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