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스테이트의 드레이먼드 그린이 팀 동료 듀란트와 욕설 섞인 언쟁을 벌였다. 그는 구단으로부터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뉴시스‧AP
골든 스테이트의 드레이먼드 그린이 팀 동료 듀란트와 욕설 섞인 언쟁을 벌였다. 그는 구단으로부터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드레이먼드 그린이 다시 험한 입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엔 상대가 팀 동료여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사건의 발단은 13일(한국시각) 열린 골든 스테이트와 LA 클리퍼스의 경기였다. 경기 종료 5.6초를 남기고 106대 106으로 동점이던 상황, 루 윌리엄스(클리퍼스)가 던진 슛이 빗나가자 드레이먼드 그린이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바로 옆에 서 있던 케빈 듀란트는 즉시 공을 자신에게 달라는 제스처를 보냈지만 그린은 이를 무시하고 직접 공을 든 채 상대 코트로 넘어갔다.

그러나 그린은 이내 클리퍼스 수비에 둘러싸였으며, 골밑으로 달려가던 케본 루니에게 패스를 건네려다 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경기를 끝낼 기회를 날린 골든 스테이트는 연장전에서 15점을 허용하며 시즌 세 번째 패배를 맞았다. 4쿼터 막판 연속 11득점을 올리며 역전승의 기대감을 높였던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일반적으로 골든 스테이트에서 마지막 슛을 던지는 것은 스테판 커리다. 커리는 NBA 전체에서 가장 슛 거리가 긴 선수이며 누가 봐도 명백한 팀의 리더이기도 하다. 그러나 커리가 부상으로 빠진 지금은 듀란트가 최고의 슈터다. 공격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었던 만큼, 일대일 공격력이 부족한 그린 대신 듀란트가 공을 잡고 클레이 탐슨이 반대쪽에서 시선을 끌어주는 그림이 가장 자연스럽다. 

4쿼터 종료 후 연장전을 준비하는 골든 스테이트 벤치에서는 듀란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안드레 이궈달라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 다른 한 쪽에서는 드마커스 커즌스가 다소 흥분한 표정의 그린을 달래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여기까지는 프로 선수들의 시합 중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의견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추후 공개된 소식들은 워리어스 선수들이 이번 시즌뿐 아니라 그 이후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스포츠매체 ‘리얼지엠’은 13일(현지시각) 그린이 듀란트에게 욕설을 내뱉은데 이어 워리어스의 다른 선수들과도 라커룸에서 언성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또한 ‘디 애슬래틱’은 그린이 다른 선수들과의 언쟁 중 듀란트의 FA 문제를 걸고 넘어졌으며, 이것이 워리어스 선수단 사이에서 ‘들끓고 있는 이슈’라고 밝혔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되는 듀란트가 어느 팀으로 갈 지는 모든 NBA 관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듀란트는 이미 자신이 추후 맺을 계약에서 금전적으로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자신의 행선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내후년에 FA가 되는 그린 역시 구단과 연장계약 협상을 벌여야 하는 입장이다. 골든 스테이트가 듀란트와 그린, 그리고 클레이 탐슨을 모두 잡을 돈이 없다면, 듀란트와 그린 중 한 명은 골든 스테이트를 떠나게 될 수도 있다.

두 선수의 마찰이 골든 스테이트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 듀란트와 그린 모두 프로의식이라는 측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들이며, 3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에 대한 열망도 높다. 다만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두 선수가 재계약 협상테이블에 앉았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룬 듀란트와 그린으로선 손발이 맞지 않는 동료와 함께하기 위해 연봉을 줄여가며 잔류할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한편 골든 스테이트 구단은 드레이먼드 그린이 팀 분위기를 해쳤다는 이유로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 때문에 그린은 14일(한국시각) 열리는 애틀란타 호크스와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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