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처럼 포장된 그럴듯한 거짓말. 바로 ‘가짜뉴스’다. 날조된 이야깃거리가 대중매체를 거치며 ‘정보’로 뒤바뀐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피해를 입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익을 본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짜뉴스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진실까지 가려버리는 선동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편집자주]

가짜뉴스의 대응책으로 ‘교육’이 언급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가짜뉴스의 해결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를 만나 교육의 필요성을 짚어봤다. 사진은 박일준(오른쪽)·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공동대표 /사진=김경희 기자
가짜뉴스의 대응책으로 ‘교육’이 언급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가짜뉴스의 해결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를 만나 교육의 필요성을 짚어봤다. 사진은 김묘은(좌)·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공동대표 /사진=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그렇다면, 독자는 어떻게 가짜뉴스에 대처해야 할까. 중요한 것은 판별력이다. 허위 사실 여부를 스스로 가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민 5명 중 2명은 가짜뉴스에 속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이에 ‘디지털 리터러시’가 언급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 맞춤형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는 가짜뉴스 해결의 대응책으로도 꼽힌다. 정부 역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위크>는 지난 13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확산에 나서고 있는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관계자들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디지털 시대를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 그리고 가짜뉴스와의 연관성 등을 짚어봤다. 

다음은 박일준·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박일준 대표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소양을 디지털 리터러시로 정의했다. 사진은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공동대표. /사진=김경희 기자
박일준 대표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소양을 디지털 리터러시로 정의했다. 사진은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공동대표. /사진=김경희 기자

-디지털 리터러시, 무엇인가.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소양이다. 이 시대를, 앞으로의 미래를 올바르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디지털 소양인 셈이다.” (박일준 대표)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이 일을 시작한지는 3년이 됐다. 제일 처음 시작한 것은 유튜브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디지털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서 올바르게 살기 위해 필요한 교육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부터 서울, 경기 중심으로 교육청와 연계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김묘은 대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회 문제를 보면 공동체 의식이 깨져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결국, 교육은 첫 번째 단추라고 생각한다.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디지털’을 현명하게만 사용한다면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박일준 대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무엇인가.
“디지털 윤리, 에티켓 같은 디지털 윤리 교육부터 빅데이터 분석, 디자인, 동영상 편집 등과 같은 디지털 활용 교육을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교육과 윤리 교육을 적절히 섞은 교육인 셈이다.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일준 대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왜 지금인가.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다. 인공지능과 같이 살아가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오프라인에서 70~80%의 시간을 보내고 온라인에서 나머지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30년 뒤에는 온라인 세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시간에만 현실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타인을 대면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그런데, 우리는 디지털 세상에서 갖춰야할 윤리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모든 세대가 디지털 세상에서 필요한 매너, 예의 등 모든 것을 교육으로 배워야 한다.” (박일준 대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모든 세대가 다 필요한 것인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과거보다 현재 더 중요해졌고, 미래에는 그 필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인류 전체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분위기가 바뀌고 있어서다.” (박일준 대표)

-디지털 리터러시와 미디어 리터러시, 다른 것인가.
“디지털 리터러시 안에 미디어 리터러시가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중에서도 가장 핵심에 해당한다.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서 사회가 달라지고 있어서다. 모든 지식과 정보는 디지털 미디어화 되고 있다. 우리는 기본 지식 정보를 미디어를 통해 얻고 있다.” (박일준 대표)

김묘은 대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가짜뉴스 해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공동대표. /사진=김경희 기자
김묘은 대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가짜뉴스 해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공동대표. /사진=김경희 기자

-미디어 리터러시는 왜 가짜뉴스와 같이 언급되는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가짜’를 가려낼 수 있도록 변별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디지털 미디어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모르면 속게 된다. 가짜뉴스 홍수 시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때문에 확산이 많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라는 기술력이 더해진다. 가짜뉴스를 눈으로 직접 보고도 가짜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없게 된다.” (김묘은 대표)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에 의해 정보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가짜뉴스도 같은 비중으로 늘고 있는 것이 문제다. 2020년 후, 진짜 정보보다 가짜정보가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짜뉴스에 노출될 확률도 더 높아지게 된다. 지금도 네이버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짜 정보가 너무 많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올바르게 분석하는 법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법 등을 배우는 것이다. 가짜뉴스를 스스로 분별해내고, 남에게 이용당하지 않을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다. 그래서 연관성이 있다.” (박일준 대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가짜뉴스의 대응책이라고 볼 수 있나.
“미디어도 채널마다 특징이 다르다. 그것부터 배워야 ‘아 이건 가짜구나’라고 구별할 수 있게 된다. 뉴스 채널에서 봤다고 해서 다 진짜일 수 없다. 뉴스 채널에서 인용한 출처가 누군가의 트위터, 누군가의 SNS라면 그 출처는 믿을만한 것인가 의심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하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가짜뉴스와 매우 밀접할 수밖에 없다. 교육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분하는 기준을 만들기 때문이다. 직접 합성을 해보고, 가짜뉴스를 만들어도 본다. 가짜뉴스를 넣은 신문을 보고 그 가짜뉴스를 골라낼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가짜뉴스를 만드는 것이 이렇게 쉽구나. 내가 쉽게 속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한다.” (김묘은 대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가짜뉴스를 없앨까.
“100%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짜뉴스를 구분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짜뉴스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확산된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묘은 대표)

“‘디지털 리터러시’만 솔루션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가짜뉴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상당 부분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받는다면 가짜뉴스를 접할 때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우리가 학생들을 통해 교육을 진행해본 결과, 효과를 봤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부 교수님께 의뢰해 분석해본 결과, 교육을 받는 집단의 변별력이 향상된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교육 유무의 차이는 크다.” (박일준 대표)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는 디지털 윤리, 에티켓 같은 디지털 윤리 교육부터 빅데이터 분석, 디자인, 동영상 편집 등과 같은 디지털 활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홍익인간을 만드는 것이 협회의 목표다. 사진은 박일준(왼쪽)·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공동대표/사진=김경희 기자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는 디지털 윤리, 에티켓 같은 디지털 윤리 교육부터 빅데이터 분석, 디자인, 동영상 편집 등과 같은 디지털 활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홍익인간을 만드는 것이 협회의 목표다. 사진은 박일준(왼쪽)·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공동대표/사진=김경희 기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독자에게 논리가 생긴다. ‘가짜일 것 같다’는 느낌으로 가짜뉴스를 분별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근거로 내가 왜 이 뉴스를 가짜라고 생각하는지 판단하게 된다. △미디어의 특징 △빅데이터 분석 결과 △뉴스 작성자의 성향 △뉴스의 출처 △유통 경로 등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디지털 홍익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목표이기도 하다.” (김묘은 대표)

“사회의 세대 간 갈등을 없앨 수 있다. 갈등의 원인은 다섯가지다. 정보 갈등, 가치 갈등, 구조 갈등, 관계 갈등, 이해 갈등이다. 대부분의 갈등에서 정보 갈등에서 시작된다. 의도를 가지고 정보를 은폐, 축소, 과장하는 것이 갈등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특히, 어르신들은 활자화, 영상화되면 팩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교육은 최소한의 정보 편식을 없앨 수 있다.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도록 이들을 보호하기도 한다. 시니어분들에게 교육이 진행된다면 갈등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일준 대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언제쯤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금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개념 자체도 모호한 상태다. 그러나 지금부터 교육을 진행, 확대한다면 앞으로 5년 뒤엔 다른 세상이 온다고 믿는다. 교육은 힘이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속도만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효과가 나타날 거라고 본다. 확신이 있다. 하나의 성공 사례만 나온다면 그 변화는 시간문제다.” (박일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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