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한국시각) 열린 샌안토니오와의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있는 스테판 커리. 골든 스테이트는 커리가 뛰지 않은 6경기에서 2승 4패를 기록했다. /뉴시스·AP
19일(한국시각) 열린 샌안토니오와의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있는 스테판 커리. 골든 스테이트는 커리가 뛰지 않은 6경기에서 2승 4패를 기록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스테판 커리의 결장이 길어지면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출발은 완벽했다. 골든 스테이트는 시즌 첫 12경기에서 10승 2패를 거뒀다. 이 기간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커리는 MVP 레이스에서도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다.

100번의 공격 기회에서 올릴 수 있는 득점의 기대치를 뜻하는 ‘오펜시브 레이팅’은 한 팀의 공격력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골든 스테이트는 시즌 첫 12경기에서 오펜시브 레이팅 118.8을 기록했다(리그 전체 1위). 수비지표인 디펜시브 레이팅은 108.1로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공격력이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오펜시브 레이팅에서 디펜시브 레이팅을 뺀 ‘넷 레이팅’ 순위에서도 전체 2위(10.7)에 오를 수 있었다.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49.2%의 3점 슛 성공률로 경기당 평균 29.5득점을 올린 커리였다.

문제는 지난 8일(현지시각) 열린 밀워키 벅스와의 경기였다. 커리는 3쿼터 도중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코트를 떠났으며, 의료진은 그에게 내전근 염좌 판정을 내렸다. 커리는 이날 이후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로선 밀워키에게 당한 23점차 대패보다 더 뼈아픈 손실이다.

리그 1위를 달리던 골든 스테이트의 오펜시브 레이팅은 11월 8일 이후 106.3으로 뚝 떨어졌다(전체 17위). 디펜시브 레이팅은 110.0으로 소폭 올랐지만 잃어버린 공격력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커리가 없는 동안 골든 스테이트가 기록한 -3.7의 넷 레이팅은 30개 팀 중 9번째로 낮은 수치다.

골든 스테이트는 밀워키전 이후 열린 6경기에서 2승 4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승리한 두 경기도 상대가 두 수 아래로 평가받는 애틀랜타와 브루클린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다. 서부지구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LA 클리퍼스와 휴스턴·댈러스·샌안토니오를 상대로는 모두 패배했다.

스테판 커리가 받는 몇 안 되는 혹평 중 하나는 그가 ‘나쁜 수비수’라는 것이다. 커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근력과 운동능력 때문에 더 크고 빠른 상대 선수들을 막는데 애를 먹는 모습을 자주 드러냈다. 실제로 커리는 RPM과 TPA, PPIM 등 각종 생산성 지표의 수비 부분에서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골든 스테이트의 부진, 특히 급격히 떨어진 공격력은 역설적으로 스테판 커리라는 선수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준다. 골든 스테이트는 탐슨·듀란트·그린의 개인능력, 그리고 잘 구축된 수비 시스템으로 커리가 수비에서 가지는 약점을 메워왔지만, 커리의 공격력은 다른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3연패 수렁에 빠진 골든 스테이트의 다음 상대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다. 24일(한국시각)에는 포틀랜드와, 30일에는 토론토와 만난다. 세 팀 모두 승률이 6할을 넘는 강팀이다. 케빈 듀란트와 클레이 탐슨이 커리의 역할을 대신하지 못한다면, 골든 스테이트는 4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 1위 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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