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FA 권리를 포기했던 이용규가 이번엔 FA시장에 나왔다. /뉴시스
지난해 FA 권리를 포기했던 이용규가 이번엔 FA시장에 당당히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이용규는 지난해 FA 권리를 취득하고도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상당히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선택이 평가받을 시간이 왔다.

지난해 FA 권리를 포기하며 이용규는 팀에 헌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팀과 팬들에 대한 의리를 FA 권리 포기의 이유로 밝힌 것이다.

이용규가 이처럼 이례적인 선택을 한 결정적인 이유는 2017년 성적이었다. 4년 67억원의 좋은 대우를 받고 2014년 한화 이글스로 합류한 이용규는 첫 시즌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 2년은 이름값을 충분히 하며 모범FA로 남는듯했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이 겹친 2017년, 그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말았다. 5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를 기록하는데 그친 것이다. 이에 이용규는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친 뒤 평가받겠다며 FA 권리를 포기했다.

일각에선 일종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대어급’ 외야수 FA가 쏟아진 FA시장 상황과 저조했던 2017년 성적을 고려해 FA 권리 행사를 유보했다는 분석이었다. 실제 지난해 FA시장엔 손아섭, 민병헌 등 대어급 외야수가 있었고, 미국에서 돌아온 김현수도 가세했다. 이용규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낮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시장상황이었다.
물론 이는 일종의 모험이기도 했다. 만약 2018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이용규의 선택은 최악의 국면으로 향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용규의 선택은 좋은 선택이 된 모양새다. 이용규는 올 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0.293의 타율을 기록하며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베테랑으로서 팀을 이끌며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 진출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환경도 훨씬 나아졌다. 이번에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는 총 15명. 이 중 외야수는 이용규와 같은 팀 소속의 최진행, 그리고 LG 트윈스의 박용택 뿐이다. 테이블세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도 이용규와 모창민 정도 밖에 없다. 외야수 또는 테이블세터가 필요한 팀은 이용규를 가장 먼저 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떤 계산이 깔려있었던 간에 이용규의 선택엔 기본적으로 자존심과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선택이 평가받을 시간이 왔다. 1년 전 스스로 권리를 포기했던 이용규가 이번에 어떤 계약으로 그 선택을 평가받게 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