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구단이 2017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인 마켈 펄츠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시스·AP
필라델피아 구단이 2017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인 마켈 펄츠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것일까. 지역 언론사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24일(현지시각) 마켈 펄츠의 트레이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2017년 NBA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인 펄츠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정상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슈팅 난조가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지미 버틀러가 팀에 합류하자 출전시간이 20분 미만으로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현재는 19일(현지시각) 피닉스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중이다.

NBA 드래프트는 전미의 관심을 받는 행사다. 매년 수백 명의 스카우터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선수를 뽑기 위해 대학교와 고등학교 경기를 샅샅이 뒤지고, 구단들은 유망주를 직접 초청해 훈련을 진행한다. 각 구단들이 드래프트에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을 고려하면, 또래 중에 최고의 재능을 인정받은 1순위 지명자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다소 의아하게 느껴진다.

높은 순위의 지명권을 보유한 구단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하지 못했던 경우는 생각보다 자주 있다. 그러나 해당년도 드래프트의 주인공인 1순위 지명자가 말 그대로 폭삭 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2000년대 들어 ‘최악의 1픽’으로 거론되는 후보자는 대략 세 명. 커리어 평균기록이 6.6점·5.5리바운드에 그친 콰미 브라운(2001년)과 NBA에서 단 105경기밖에 뛰지 못하고 은퇴한 그렉 오든(2007년), 어느 팀에도 발붙이지 못해 해외리그를 전전하고 있는 앤써니 베넷(2013년)이 비운의 주인공들이다.

2017년 드래프트의 주인공이었던 마켈 펄츠도 이 ‘불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될까. 출발은 그렉 오든의 불운한 전례를 따라가는 듯하다. 펄츠는 데뷔 첫 해에 14경기밖에 뛰지 못했으며 성적도 40.5%의 슛 성공률로 7.1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2년차인 이번 시즌에는 수비와 허슬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팀에 공헌하고 있지만, 슛 성공률은 41.9%로 여전히 낮다. 펄츠가 자유투를 쏠 때 보여준 불안한 자세는 그가 슈팅 폼을 완전히 교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유망주들을 망가트리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 부상과 게으름이다. 펄츠는 적어도 후자에 대한 걱정은 받지 않고 있다. 비시즌 기간 동안 15만 번의 슛 연습을 소화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 것이 불과 두 달 전의 일이다. 그러나 나아지지 않는 경기력과 여전히 해괴한 슈팅 폼은 펄츠의 부진이 일시적인 슬럼프가 아니라 부상 전력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필라델피아는 이미 코트를 빡빡하게 쓰는 팀이다. 3점 슛 옵션이 아예 없는 벤 시몬스와 센터인 조엘 엠비드가 팀 공격에서 많은 지분을 가져가고 있다. 또 다른 ‘슛 없는 가드’에게 많은 출전시간을 배분할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펄츠가 슛 성공률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그가 필라델피아에서 가지는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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