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빈 부커(가장 오른쪽)는 NBA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1옵션 중 하나다. /뉴시스·AP
데빈 부커(가장 오른쪽)는 NBA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1옵션 중 하나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데빈 부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3일(현지시각) LA 레이커스와의 경기 도중 왼쪽 다리를 부여잡고 코트를 떠난 부커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으며, 피닉스 구단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복귀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데빈 부커는 지난 10월 말에도 같은 부상으로 3경기를 결장한 바 있다.

부커의 이탈로 피닉스 선즈는 더 암울한 시즌을 보내게 됐다. 데빈 부커는 이번 시즌 경기당 23.5득점과 6.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양쪽 모두 피닉스 구단 내에서 가장 많다. 현재 4승 19패로 리그 최하위에 위치한 피닉스가 에이스마저 잃자 팬들 사이에서는 벌서부터 ‘탱킹’을 준비하는 게 어떻겠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중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부커의 이탈이 오히려 기회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데빈 부커가 없을 때 선즈의 경기력이 더 나아진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NBC스포츠의 3일(현지시각) 기사에 따르면 피닉스 선즈는 데빈 부커가 코트에 없을 때의 기대득점(100번의 공격기회 당)이 있을 때보다 11.3점 더 높다. 팀 내 1옵션으로 평가받는 선수가 뛰지 않을 때 팀 공격력이 더 나아진다는 뜻이다.

가장 큰 원인은 부커의 비효율성이다. 데빈 부커의 슛 성공률(43.9%)은 이번 시즌 평균득점이 20점을 넘는 NBA 선수 30명 중 24번째로 낮다. 3점 슛 성공률(31.3%)은 경기당 3점 슛을 5개 이상 던지는 61명 중 53위며 7개 이상 던지는 14명 중에선 꼴찌다. 반면 평균 실책은 어시스트가 5개를 넘는 27명 중 3번째로 많다(경기당 4.1개).

부커가 선즈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하면 그의 비효율성은 더욱 아쉽다. 32%라는 부커의 공 점유율(USG)은 피닉스 공격의 3분의1이 그의 슛이나 어시스트, 또는 실책으로 끝난다는 것을 뜻한다. 가장 많은 슛을 던지는 선수의 효율성이 리그 최하위권이니 팀 성적이 좋을 리가 없다.

데빈 부커에겐 늘 팀을 승리로 이끄는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그가 44분을 뛰며 70점을 올렸던 작년 3월 경기에서 정작 팀은 보스턴에게 무난하게 패배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부커의 단점들은 눈에 잘 띄진 않지만 팀 승리와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수비와 볼 핸들링, 동료들을 살리는 능력이 그것이다.

부커가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이 불가능한 지금은 피닉스에겐 부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기회이기도 하다. 선즈는 이번 시즌 부커가 뛰지 않았던 4경기에서 모두 졌으며, 이 중에는 샌안토니오에게 당한 30점차 대패도 포함돼있다. 부커가 돌아오기 전까지 선즈의 목표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득점 루트를 개발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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