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최정(왼쪽)과 이재원. /뉴시스
SK 와이번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최정(왼쪽)과 이재원.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175억. SK 와이번스가 FA자격을 획득한 팀 내 간판스타 최정·이재원을 붙잡기 위해 투입한 자금이다. 최정은 6년 총액 106억원, 이재원은 4년 총액 69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SK 와이번스는 두 선수의 실력은 물론, 상징성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FA 한파’라는 말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선수의 계약기간 및 금액은 꽤 높은 수준이다.

이로써 SK 와이번스는 우승 이후 당면과제로 떠올랐던 FA 계약 문제를 해결했다. 이미 상당한 자금을 들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대형영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공은 최정·이재원 두 선수에게 넘어갔다. 올 시즌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운 두 선수는 이제 ‘제2의 왕조’를 구축하는데 있어 기둥과도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SK 와이번스의 향후 몇 년간 성패가 이들 두 선수에게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75억원의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변수는 없지 않다.

먼저, KBO 역사상 두 번째로 6년 계약을 맺게 된 최정은 올 시즌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정규리그 내내 극심한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115경기 타율 0.244, 99안타, 74타점에 그쳤다. 35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한 파워를 보여줬지만, 지난 2년간 40홈런을 가뿐히 넘긴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컸다.

반전은 한국시리즈에서 이뤄졌다. 한국시리즈 내내 더욱 심각한 부진을 보이던 최정은 패색이 짙던 4차전 9회초 2사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홈런을 뽑아냈다. 이후 SK 와이번스는 연장 혈투 끝에 승리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이처럼 한국시리즈에서의 짜릿한 활약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내내 이어진 부진은 고민으로 남는 지점이다. 최정이 6년 총액 106억원에 맞는 활약을 펼치지 위해선 올 시즌 부진을 깨끗히 씻어내야 한다.

이재원은 올 시즌 부활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전까지 다소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2014년 타율 0.337, 2015년 17홈런 등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에는 타율 0.242, 9홈런에 그쳤다. 물론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이 있지만, SK 와이번스가 ‘제2의 왕조’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선 공수 모두 강한 이재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올 시즌과 같은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FA 계약이 늘 규모와 비례한 성과를 가져다 준 것은 아니었다. 대규모 계약 이상의 성과를 가져다주며 ‘명불허전’이란 평가를 선수가 있는 반면, ‘먹튀’라는 오명을 쓴 선수도 있다. 과연 SK 와이번스의 175억원 투자는 향후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두 선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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